정부, 유류세 인하 조치·유가연동보조금 2개월 추가연장
2024-04-15

연일 환율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던 상황에서 터져 나온 중동 사태 악화로 인해 ‘강(强)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전망된 미국 통화 정책 기조 다시 후퇴하며 원·달러 환율이 1천370원대를 넘어서 1천400원대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국내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천375.4원으로 전주와 비교하면 22.6원 상승하며 주간 상승 폭으로서는 지난 1월 19일(25.5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종가 기준으로는 2022년 11월 10일(1천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일 상승세를 보이는 원·달러 환율은 미국 달러 강세 기조 이외에도 주말 사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 여파로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환율 상승을 견인한 것은 미국 달러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내 소비자물가(CPI)는 3월 기준으로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며 3.5%나 상승하면서 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당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연말까지 금리 인하 시점을 당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지만, 이러한 기조가 미국 내 물가의 더딘 둔화로 인해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일 보고서에서 “미국의 3월 CPI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며 미국은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이에 환율도 역외에서 1천360원을 상회하며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고조는 달러 강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이란은 지난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본토를 전면 공격하고 나섰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이후 첫 본토에 대한 공격으로 5차 중동 전쟁 발발까지 거론될 정도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역공을 반대하며 즉각 진화에 나섰지만 중동 사태의 여진이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미국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단 우리 정부는 이스라엘 보복 공습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중동 사태와 관련해 긴급 경제안보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재부 주요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외경제점검 회의를 열었다. 그는 “대외 충격으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괴리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경우 정부의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며 “실물경제 동향 점검도 한층 강화해달라”고 지시했다.
문제는 최근 환율 상승 국면이 중동 사태 악화로 당분간 꺾이기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분쟁으로 촉발된 중동 사태가 이란과 이스라엘간 분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달러화의 상승 위험이 더욱 커졌다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세와 맞물려 원·달러 환율의 최고점을 현재 1천370원대가 1천400원대까지 높게 잡아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에 따른 중동 확전으로 매크로(거시경제) 불안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면서 “환율 추이가 상당 중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환율이 급등하는 양상이 지속되면 외국인 자금 이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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