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선도하는 '경제 나침반'

[경제와 논술] <3> 왜 비합리적인 투자를 반복할까?

한양경제 2025-05-26 10:05:47
박병윤 교수

우린 늘 ‘똑똑한 투자’를 꿈꾼다. 차트 분석, 수익률 비교, 리스크 관리까지 완벽하게 해보겠다고 작정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친구가 올린 수익 인증에 마음이 흔들린다. 조금 전 뉴스에서 본 '대박주'에 눈길이 간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클릭한 '매수'....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전통 경제학은 인간을 지극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로 봤지만, 행동경제학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는 심리적·사회적 요인의 영향을 받아 선택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 습득과 필요한 시간 내에 정확한 계산, 그리고 그에 따른 합리적 판단과 행동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밝혀냈다.

행동경제학이 말하는 비합리적 투자 심리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제한된 합리성’으로 모든 정보를 알고 투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둘째, ‘확증편향’으로 내가 산 주식의 좋은 뉴스만 보이고, 나쁜 소식은 ‘일시적인 거야’라며 무시한다.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경향이다. 셋째, ‘손실회피 성향’으로 마이너스 30% 계좌를 보고도 팔지 못한다. 이익을 얻는 기쁨보다 손실을 피하려는 심리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넷째, ‘프레이밍 효과’ 때문에 ‘이 종목은 반등할 확률이 90%’라고 들으면 긍정적으로, ‘실패 확률이 10%’라면 불안하게 느껴진다. 다섯째, ‘닻 내림 효과’로 어떤 주가가 과거 10만 원까지 올랐던 기억이 있는 투자자는 지금 그 주식이 5만 원으로 하락했지만 계속 보유한다. 10만 원이라는 과거 고점이 ‘닻’ 역할을 해 기업 실적이나 시장 상황과는 무관하게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러한 투자자의 비합리적 심리에 따른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손실의 고통이 이익의 기쁨보다 더 크다고 느껴 손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 보유하는 경우, 손절 기준을 미리 정해두고 감정 개입을 최소화한다. 둘째, 보고 싶은 정보만 보고 반대 정보는 무시하는 경우,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이나 비판적 분석도 탐색한다. 셋째, 과거 가격이나 첫 정보에 고정되어 판단할 때에는, 현재 가치 기반의 분석 훈련과 숫자에 거리두기 훈련이 필요하다. 넷째, 프레이밍 효과로 정보 표현 방식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에는, 수치를 객관적으로 재해석하고 비교 검토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투자는 숫자 싸움 같지만, 사실은 감정과의 싸움이다. 행동경제학은 ‘우리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잘못된 반복을 피할 수 있는 단서를 준다. 주식 창을 열기 전에, 먼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습관. 그게 어쩌면 장기적으로 가장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일지도 모른다.

행동경제학은 금융, 정책,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다. 개인의 의사결정 및 사회적 변화를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변기에 그려진 파리 그림은 행동경제학의 넛지(Nudge) 기법을 활용한 사례 중 하나이다.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서 처음 도입된 이 방법은 남성들이 소변을 볼 때 집중력을 높여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을 80%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우리의 마음이 경제를 움직이는 힘이라면, 경제를 이해하는 것이 우리의 삶을 움직이는 열쇠가 될 것이다- 

●관련 면접질문 예시

 •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의 심리적 편향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

 • 합리적 선택은 가능한가? 인간의 의사결정은 왜 실패하는가?

 • 넛지 정책은 시민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도 행동을 바꿀 수 있는가?

박병윤 교수

필자 - 박병윤 박사(경제학) : 현) 계명대학교 경제금융학과 교수,  일간신문에 ‘박병윤의 논술과 심층면접 교실’ 70회 연재,  교육연수원에서 중등 논술지도교사 직무연수담당, 교재: 통합논술의 실전과 지도요령, 박병윤,  계명대에서 ‘경제학’, ‘일반사회교육론’, ‘일반사회논리및논술’ 강의

댓글

(14)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최신순 과거순 공감순
  • 조정민
    조정민 2025-10-28 23:34:05
    글을 읽으며 투자가 단순히 숫자와 데이터의 게임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인간 심리와 깊이 얽혀있다는 점을 실감헀습니다. 저도 항상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감정에 끌려 선택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행동경제학이 보여준 다양한 심리적 오류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이 글의 방법들을 앞으로 저의 투자와 삶의 태도에 중요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채영
    이채영 2025-10-27 20:18:08
    투자가 단순히 돈과 숫자의 문제가 아닌 감정과의 싸움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와 분석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불안이나 욕심 같은 감정이 판단을 흐리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확증 편향이나 손실 회피 같은 심리적 요인이 투자 결과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통해 스스로의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 이가연
    이가연 2025-10-26 18:03:37
    본문을 통해 나는 경제학에 심리학을 반영한 행동경제학의 내용과 투자에 반영되는 다양한 심리적 요인을 알게 되었다. 나는 특히 '확증편향'의 심리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확증편향으로 인해 자신이 보고 싶은 정보만 받아들이고 그 외의 것들을 배척한다면 투자를 비롯한 다양한 경제적 선택에서 객관적인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지 못할 것이며 결국 비합리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는 다양한 심리적 효과를 이해하고, 우리의 경제적 선택에 심리적 작용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방어해야 한다.
  • 김대표
    김대표 2025-10-15 17:44:36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건 심법이라고 들었다. 그 이유는 나는 본 글을 통해 다시 확신하게 되었다. 본글에선 이렇게 제시한다. 1.제한된 합리성 2. 확증편향 3. 손실회피 성향 4.프레이밍 효과 5. 닻 내림 효과 모두 경험을 해본적있는 아프면서 따가운 말들이다. 시장이 날 구해준 기억, 주가가 오를만한 재료만 찾는 투자자, 손절은 절대 못하는 심리, 확률게임. 모두 다 공감이 된다. 결국 투자는 감정의 영역이고, 내가 절제를 잘 하느냐 마느냐의 싸움인것 같다. 행동경제학에서도 이러한 방향을 제시하니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된다.
  • 이수민
    이수민 2025-10-11 14:27:01
    투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행위이며 단순히 숫자와 계산에 입각한 행위라고 생각했는데 인간의 감정과 마음에 더 영향을 받는 행위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 행동경제학이 개인의 의사결정과 사회적 변화를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신기했다. 비합리적 심리에 따른 문제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며 투자하면 좀 더 좋은 결과를 얻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 신정우
    신정우 2025-10-10 22:45:30
    행동경제학은 투자의 비합리적 심리를 깊이 있게 설명하며 우리의 감정이 투자 결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해준다. 숫자보다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이 장기 수익의 열쇠임을 알게 되었다. 또한 작은 습관과 인식 전환이 일상과 경제적 선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기사에서 우리 스스로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조절하는 것이 더 나은 경제적 선택으로 이어짐을 잘 보여준다.
  • seo030
    seo030 2025-10-08 14:55:16
    나는 투자를 실패하는 원인이 단순히 투자 종목에 대한 분석 부족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는 심리적, 사회적 요인에 있었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 기사를 읽고 합리적이고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지식 습득 뿐만 아니라 편향적 사고에 빠지지 않도록 자기 자신을 통제하고 절제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객관화하는 태도가 현명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홍서영
  • 노현수
    노현수 2025-10-07 19:10:40
    주식을 할 땐 요즈음 현대 사회에서 가지는 관심사가 무엇이고 또 어떤 제품과 브랜드가 떠오르고 있는 지만 중요한 줄 알았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그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을 하였다. 행동경제학이 정확히 현대인들의 심리를 뚫어보는 것 같았다. 제한된 합리성, 확증 편향, 손실회피 경향, 프레이밍 효과, 닻 내림 효과를 보고 나와 정말 비슷하다고 느껴 해결책이 나와 앞으로는 저렇게 주식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김동환
    김동환 2025-10-06 01:31:33
    행동경제학의 비합리적 투자 심리중에서 손실 회피 성향을 알게된 후 제가 가진 성향이 그것이라 생각이 들었고 이에 대한 성향이 띄지 않도록 유심히 조심하며 투자해야겠다 느꼈습니다
  • 이경현
    이경현 2025-10-04 23:54:02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라고 주류 경제학에서는 보지만 이는 문제를 단순화하기 위한 가정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물리나 화학에서 기체가 어떻게 변하는지 설명하기 위해서 이상기체라는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기체를 가정하여 발전하였지만 나중에 이상기체로 가정해서 발생하는 오차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이론들을 제시한 것이 이 행동경제학을 도입하게 된 경위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 박노영
    박노영 2025-10-04 19:31:14
    비합리적 투자의 가장 결정적 원인은 감정적 동요라고 생각한다. 주식시장을 예로 들면, 주식이 하락할 때 투자자들 대부분은 공포심에 사로잡히고 주식이 상승하여 고점을 눈앞에 두면 그제야 사지 않았다는 후회감에 절망한다. 이런 굴레에서 해방될 유일한 방법은 자기확신이다. 이 힘을 기르려면, 평소 투자할 상품에 대하여 조사하고 연구하는 성실함이 필요하다. 투자라는 것이 단순히 얻어걸리는 행운이 아닌, 철저한 분석과 계산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인지할 때, 비로소 감정적 동요에서 벗어나 현명한 투자자로 이끌 수 있다.
  • 김종호
    김종호 2025-09-30 17:00:30
    늘 이런 글을 읽으며 비합리적인 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저의 상황이 되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 yhs702
    yhs702 2025-09-22 00:07:05
    비합리적인 투자는 감정에서 비롯된 오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전체 흐름, 세계적인 금리 변화와 기업 실적 등 투자 시에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비해 얼마나 주가가 상승했는가에 초점을 두고 투자를 할 경우에는 대게 손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따라서 인간은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함에도 합리적인 판단에 의한 투자가 아닌 감정적 투자를 감행하여 손해를 보지 않도록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옳은 투자 방식 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민기
    김민기 2025-05-31 18:18:48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것이 얼마나 힘든지 여러 사람을 만나면 만날 수록 더 체감 되는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온대지역에서 식물은 봄에 날씨가 따뜻해 땅이 풀릴 때 소생해, 여름에 작열하는 햇빛과 풍부…
원숙의 시절
8월 중간은 하지로부터 약 50여일이 지난 시점이다. 따라서 그만큼 해의 고도와 열기도 낮아진다. 아침과 …
가을의 전령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