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고향의 겨울 강가가 생각나는 날이다. 특히 눈 내리는 마지막 겨울을 보내는 날이면 더욱 더 고향의 강가를 보고 싶다. 이날도 어김없이 그랬다. 함박눈이 내리고, 바깥은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칠 흙같이 어스럼해지는 저녁 무렵. 이제 눈이 그치려는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그렇지만 아직 조금씩 눈이 흩날렸다. 겨울의 이미지는 이때가 가장 만끽
6.25 전쟁으로 인한 가족 해체와 미군의 주둔은 윤락 여성을 파생시켰다. 가난해서 무작정 도회지로 나온 농촌의 딸들과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 전쟁 미망인들은 식모살이를 하거나 사창가로 휩쓸려가기도 했다.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으며, 이렇다 할 기술조차 없는 게 죄였다. 미군기지 주변의 유흥가에는 이른바 ‘유엔마담’과 ‘양공주’의 숫자가 늘어났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