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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허덕이는 자영업자들…연체 늘고 ‘돌려막기’도 ‘막막’

올 3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 1천112조원대
코로나19 이전 비교하면 대출액 기준 51%나 불어
다중채무자도 급속 증가…부실 대출 늘어 우려
이승욱 기자 2024-05-12 11:14:58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기도 고양시에서 동남아시아 수출업을 준비해 온 50대 자영업자 이아무개씨. 코로나19 이전부터 화장품과 의료기기 수출 활로를 모색해온 그는 ‘코로나 직격탄’을 맞으며 사업 추진이 더디게 되면서 금융기관 대출에 의존해야 했다.

집을 담보로 사업자 1억원가량 대출을 냈지만 사업 성과는 여전히 더딘 상황에 최근 금리 인상과 불경기 여파로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원금은 고사하고 8%가량 되는 이자 내기도 벅찬 상황에 이르자 금융기관을 찾아 추가 대출을 요청했지만 소액 대출 등 다중채무로 인해 추가 대출도 어렵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이씨는 “경기도 안 좋아 지인들에게 급전을 빌릴 곳도 만만치 않다”며 “당장 파산을 하지 않으려면 불법적으로 고리 이자를 받는 사채 시장을 전전해야 할 처지라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고금리와 경기 부진 영향으로 개인사업자 등 자영업자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진 빚이 코로나19 이전인 4년여 전과 비교하며 51%나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 대출자들 중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연체자들 비중이 커지고 있는 데다, 이른바 빚을 내 빚을 갚는 ‘돌려막기’조차 힘든 다중채무자들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부실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에 받은 ‘개인사업자 가계·사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자영업자) 335만9천590명이 가계대출 및 사업자대출 명목으로 총 1천112조7천400억원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았다.

앞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직전인 지난 2019년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자는 209만7천221명, 대출액은 738조60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4년3개월 새 대출자는 60%, 대출액은 51%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상환 위험 차주’가 떠안고 있는 대출액은 31조3천억원(전체 대비 2.8% 비중)으로, 코로나19 유행 전 15조6천200억원과 비교하면 약 두배 증가했다. 

더욱이 최근 들어 연체 대출자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연체 차주 대출액은 20조4천억원 수준이었으나 불과 1년 만에 53.4%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또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가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추가 대출이나 돌려막기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악성 대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 3월 말 기준 전체 다중채무 사업자는 172만7천35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의 51.4%를 차지하는 규모다. 

다중채무 사업자의 대출잔액 689조7천200억원은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액의 6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또 전체 연체 상태의 개인사업 다중책무자 대출잔액 24조7천500억원도 전체 연체 개입사업자 대출잔액의 79%를 차지한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하면 개인사업자 다중채무자 대출규모는 62%, 연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두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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