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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채팅방 개인정보 유출’ 카카오 151억원 과징금…국내 기업 역대 최대

개인정보위, 역대급 과징금 제재
이용자 정보 암호화 조치 없어
피해자 대상 개인유출통지조차 미흡
카카오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 검토”
이창원 기자 2024-05-23 12:15:21
카카오 판교 사옥./카카오

이용자 정보에 대한 점검과 보호 조치 등을 소홀히 해 약 6만5천건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카카오가 국내업체 중 역대 최대 과징금인 151억여원을 물게 됐다. 

이제까지 역대 최대 과징금이었던 골프존의 75억여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2일 제9회 전체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의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3월 개인정보위는 카카오톡 오픈채팅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불법 거래되고 있다는 보도에 따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오픈 채팅방은 익명으로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는 공개된 채팅방이다. 

당시 온라인 마케팅 프로그램을 거래하는 한 사이트에서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참여자의 실명과 전화번호 등 정보를 추출해준다는 업체의 광고 글이 잇달아 올라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해커는 오픈 채팅방의 취약점을 이용해 이곳에 참여한 이용자 정보(임시ID)를 알아내고, 카카오톡의 ‘친구 추가’ 기능 등을 통해 일반채팅 이용자 정보(회원일련번호)를 파악했다. 

이들 정보를 ‘회원일련번호’를 기준으로 결합해 개인정보 파일로 생성했고, 이를 텔레그램 등에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원일련번호는 카카오톡 내부에서만 관리를 목적으로 쓰이는 정보로, 주민등록번호나 사원증 번호처럼 개인에게 부여된 고유 번호와 유사한 개념이다. 

남석 개인정보위 조사조정국장은 “정확한 유출 규모는 경찰에서 조사 중”이라며 “특정 사이트에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이용자 696명의 정보가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했고, 해커가 최소 6만5천719건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위는 카카오가 오픈채팅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참여자의 임시 아이디(ID)를 암호화하지 않아, 임시 아이디에서 회원일련번호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을 파악했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카카오톡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이용한 각종 악성 행위 방법이 공개됐음에도, 카카오는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점검과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개인정보위는 지적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신고하지 않았을뿐더러, 이용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카카오에 대해 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과징금 151억4천196만원을, 안전조치의무와 유출 신고·통지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780만원을 부과했다. 

아울러 카카오가 이용자에게 유출 통지를 할 것을 시정명령하고, 개인정보위 홈페이지에 이러한 처분 결과를 공표하기로 했다. 

이와관련해 카카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회원일련번호와 임시 아이디는 그 자체로 어떠한 개인정보도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이것으로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다”며 “사업자가 생성한 서비스 일련번호를 암호화하지 않은 것은 법령 위반으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전담 조직을 통해 외부 커뮤니티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보안 이슈를 점검하고 있다”며 “행정소송을 포함한 다양한 법적 조치 및 대응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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