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why] “실체 없는 ‘노태우 300억’ 누가 주고받았나”…켜켜이 쌓인 의문들
2024-10-13

어제(11일) 일본의 한 건설사가 입주를 한 달 앞둔 신축 아파트를 부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관을 바라보는 시각을 우리나라와 비교하는 댓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기 때문입니다.
1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 구니타치시에 지어진 아파트 ‘그랜드 메종 구니타치 후지미 도오리’가 결국 해체 수순에 돌입한다고 보도했습니다.
10층짜리 이 아파트는 지난해 1월 착공해 현재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7월부터 18가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건설사는 공지문을 통해 해체 준비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짓자마자 부순다는 내용을 통보한 것입니다.
해체이유에 대해서는 ‘후지산 경관’을 망친다는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자 해체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아파트가 들어선 이 곳은 후지산에서 직선 거리로 약 75㎞, 전망 좋기로 소문난 후지미 거리에 위치해 통창 밖으로 후지산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물이 다 지어지자 후지산을 절반 정도 가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설 계획단계부터 후지산 조망을 해칠 거란 주민들과 갈등을 빚었던 터라 주민들의 반대가 거셌다고 합니다. 건설사는 “후지산 전망은 지역의 자산이며 건설사로서 오명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결국 아파트를 철거하겠다고 신고한 것입니다.
이 아파트는 한 채에 7천만 엔(6억 1천320만 원)에서 8천만 엔(7억80만원)에 분양됐는데, 날벼락을 맞은 입주 예정자들에겐 건설사가 현금으로 보상에 나선다고 합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철거 결정으로 건설사가 우리돈 100억 원이 넘는 손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일본의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최근 논란이 일었던 ‘왕릉 뷰’ 아파트를 소환하며 일침을 가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기 김포 장릉 인근의 이른바 ‘왕릉 뷰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들이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승소 확정을 받았고 현재 해당 아파트는 2022년 5월 부터 입주를 시작해 마무리 됐습니다.
김포 장릉은 조선 인조의 아버지 추존왕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의 무덤으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당시 1심과 2심, 대법원은 “피고(문화재정)가 제안한 방안대로 원고(건설사)들이 지은 아파트 상단을 철거해도 바깥쪽 고층 아파트로 여전히 산이 가려지므로 조망이 회복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건물은 이미 골조가 완성됐고 공사 중단으로 건설사들과 수분양자들이 입을 재산상 손해는 막대한 반면, 이 사건 처분이나 이 사건 건물을 일부라도 철거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그에 비해 크지 않거나 미미하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거리 조망에 대한 한·일 인식차 놀라울 따름”
네티즌들은 ‘일본 건설사는 법을 위반하지 않았음에도 자진철거했는데 우리는 법을 위반해도 건설사들이 이겼다’, ‘아파트가 세계문화유산을 이기는 나라’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네티즌은 “한강 조망 가리는 고층 아파트는 모두 헐고, 인허가 하지마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수백억원의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신축 아파트 해체 결정을 한 일본 건설사가 생각하는 경관에 대한 인식이 우리와는 크게 다른점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거리의 조망을 해치는 것은 우리 회사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고 한 말이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