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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WHY] 사진 한장에 재조명된 서울 지하철…왜?

美 뉴욕 ‘지하철 밀치기’ 범죄 급증에 불안감↑
서울서도 2003년 비슷한 사고 발생…스크린도어 설치
오세훈 시장, 2009년까지 전 역사 완료…승강장 안전↑
권태욱 기자 2025-01-12 13:15:48
승강장 벽에 밀착해 열차를 기다리는 뉴욕 시민들. X(옛 트위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한 사진 한장이 연일 화젯거리입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누리꾼은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신뢰가 낮은 사회의 단상. 거칠다(Rough)’라는 글과 함께 미국 뉴욕의 한 지하철 역사 내 승강장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을 올렸습니다. 

사진 속 뉴욕 시민들은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승강장쪽이 아닌 모두 벽에 등을 붙이고 서 있는 것입니다. 최근 뉴욕 시내 지하철역에서 벌어진 ‘서브웨이 푸싱’(subway pushing) 범죄를 우려한 행동으로 보입니다. 

서브웨이 푸싱은 열차가 승강장에 진입하는 순간 승객을 선로로 밀쳐버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뉴욕 지하철에선 ‘묻지마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시 30분쯤 뉴욕 지하철 맨해튼 18번가역 승강장에서 한 남성이 열차를 기다리던 다른 남성을 갑자기 밀쳐 선로로 떨어뜨린 뒤 달아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범행 당시 피해자는 승강장 가장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서 있었으며 가해자는 열차가 승강장으로 진입하는 순간 피해자를 세게 밀었습니다.  

선로에 떨어진 남성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두개골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2022년에도 타임스퀘어 인근 지하철역에서 한 노숙자가 아시아계 여성을 선로로 떠밀어 숨지게 했으며, 2021년 5월에는 노숙자가 맨해튼의 한 역에서 함께 내린 여성의 머리를 움켜잡고 승강장을 빠져나가려는 열차를 향해 밀어 중태에 빠뜨린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뉴욕 지하철의 불안한 치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뉴욕시는 지하철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안을 강화하고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노숙자들을 강제 입원시키는 방향으로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뉴욕 시민들과 정치권에서는 보다 근본적으로 지하철의 안전 시설 보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승강장 안전문이 설치되기 이전의 서울 지하철. 서울시

이런 가운데 서울 지하철의 스크린 도어(승강장 안전문)가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국내 네티즌들은 뉴욕에도 서울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 네티즌은 “스크린도어가 승객 안전을 보장할 뿐 아니라 혼잡도 낮춰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환경에 맞게 설치해 승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승강장 안전문은 국내 지자체 중 서울시가 처음 도입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스크린 도어는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인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지하철 1∼8호선의 262곳 전 역사에 설치했습니다. 기존 목표였던 2010년보다 1년가량 앞당겨 설치를 완료했다고 합니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금은 9호선과 우이신설선 등을 포함해 모두 345곳 역사에 승강장 안전문을 갖췄다고 합니다. 

당시 서울도 뉴욕시처럼 서브웨이 푸싱 범죄가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2003년 6월 26일 지하철 4호선 회현역 승강장에서 한 노숙자가 40대 여성을 밀어 숨지게 한 사건입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스크린 도어 설치를 요구하는 각계각층의 여론이 빗발쳤습니다.  

■ 연평균 사망자 37.1명→0.4명으로 ‘뚝’…미세먼지도 줄어

서울시는 약 5년에 걸쳐 지하철 전역에 스크린도어 설치를 완료하면서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스크린도어 설치 전인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지하철 사망자는 37.1명이었으나, 설치 완료 후 2023년까지 연평균 0.4명(서울메트로 0.3명, 서울도시철도공사 0.1명)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2012년 이후에는 사망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승강장 환경 개선에도 기여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스크린 도어 설치 이후 지하철 승강장 내 미세먼지 농도는 약 20% 감소했으며, 소음은 7.9%(78.3dB → 72.1dB) 줄었습니다. 또한 승강장 냉방 효율이 향상되면서 여름철 전력 비용도 크게 절감됐다고 합니다. 하루 약 1억8천100만 원, 여름철(6~8월) 약 167억 원에 달하는 전력비 절감 효과를 보였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입니다. 

승강장 안전문이 설치된 서울 지하철. 서울시

세계 최대 여행정보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 Advisor)는 한국에서 관광객이 해야 할 단 한 가지 체험으로 ‘지하철 타기’를 꼽기도 했습니다.

■ 끼임사고 끊이지 않아 면밀한 대책 필요

하지만 스크린 도어가 설치됐다고 해서 무작정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스크린 도어에 끼여 숨지거나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서울시와 교통공사는 누구나 지하철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다 면밀한 관리를 갖춘 대책들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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