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화의 포토에세이] 아름다운 서울의 가을하늘
2024-11-24

사계절 가운데 겨울은 눈을 빼어 놓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겨울은 눈이 와야 제맛이기 때문이다. 출퇴근을 서두르는 이들에게 눈은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기 마련이겠지만, 포근한 휴일에 맞는 눈은 어린 시절의 옛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어린 시절 온 산과 들에 하얀 눈 천지가 되면, 눈싸움으로 옷이 젖은 채 집에 들어가곤 했다. 하루 종일 눈 속에 뒹굴어도 지치는 줄 몰랐다. 그러나 서울에서 이런 동심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밤새워 함박눈이 포근하게 내린 모습을 감상할 여유조차 아예 없기 때문이다. 모두 생계에 바빠서일까? 어린아이들은 더 나은 세계를 위해 학업에 열중하는 탓이리라.

눈이 내리면, 온 천지가 하얗게 물든다. 잠시 고개만 돌리면, 나무들이 눈옷을 입고, 눈 나라에 온 즐거움 속에 빠져든다. 하얀 눈꽃이 핀 눈 속의 세계. 나무가 하얀 옷을 입고 사뿐히 섰다. 눈 나라에 빠져드는 나는 어릴 적 동심에서 떠날 줄 모른다. 온 세계가 하얀 얼음 나라 공주님을 맞는 것처럼 마음이 설렌다.
이일화 사진작가 프로필 ▷1963 경북 안동 출생 ▷한전갤러리(2023), 아리수갤러리(2021) 등 단독 사진 전시회 개최 ▷그의 사진 작품은 빛이 그려내는 창조 세계와 서정적인 일상을 주제로 한 사진들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의 사진 작품은 ‘디지털 아트 픽쳐(Digital Art Picture)’라고 하는 사진예술의 새로운 장르로, 이 사진들은 그의 작품 사진집 ‘빛의 소리(Sounds of Light)’에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사계절과 소소한 일상을 담은 포토에세이 ‘사랑 그리고 사랑’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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