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전기차를 앞서고 있다. 전기차의 수요가 정체된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의 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기록하며 이를 체감하고 있다. 이전 전기차에 대체될 것이라고 예측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이제 친환경차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높은 연비·친환경성으로 소비자 사로잡아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두 가지 이상의 동력원을 사용해 구동하는 차량이다.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형태다. 엔진과 모터의 조합을 통해 연비가 향상되고 배기가스 배출이 줄어드는 특징을 가진다. 전기 모터를 사용하기에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신 전기 모터만을 사용해 움직인다. 필요에 따라 전기와 연료를 혼합해 동작하는 하이브리드 차량과 달리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배기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가장 친환경적이라고 평가 받지만 충전 시 주행 거리가 제한적일 수 있다. 화재 발생 가능성에 취약하다는 약점도 존재한다.

전기차 주춤 속 하이브리드 판매 급증
현재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풀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량은 2023년 대비 2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23년 대비 판매량이 9.7% 줄은 전기차와 대조적이다.
올해 1분기에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수요는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현대차·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39.5%였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하이브리드 모델 구매 비중도 40.8%를 기록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현대차의 펀더멘탈 관점의 이익 창출 능력은 여전히 견고하며 강화된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차 포트폴리오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며 “국내·북미 지역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는 중장기 이익률 개선과 판매 확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완성차 업계, 하이브리드 전략 강화 나서
현재 시장은 기존 전기차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반대로 하이브리드가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다. 전기 모터와 내연기관을 결합해 높은 연비가 나온다는 점이 전기차 대비 선호도가 높은 점 중 하나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복합 연비가 리터당 15㎞ 이상으로 일부 모델은 20㎞ 이상이다.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경우 리터당 21.1㎞의 연비 성능을 보인다.
전기차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배출가스가 적어 친환경적이라는 점도 선호도가 상승한 요인이다. 화재 위험성 등으로 전기차 캐즘 현상이 나타난 점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수요에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혜택이 제공되는 정부의 정책 지원도 성장을 이끌었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 사장은 ‘2025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EV 트렌드를 보면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이 하이브리드차로 크게 늘고 있다”며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하이브리드를 생산하기로 결정하고 새로운 라인에 투자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도 하이브리드 성장세 뚜렷
향후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 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 규모는 2032년까지 5,041억달러로 연평균 7.1%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도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체감 중이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는 판매 대수가 감소했지만 역대 최대 수준의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등을 바탕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현대자동차는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인 44조4,078억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캐즘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앞세우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현재 3종에서 5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후륜구동용 2.5 터보 하이브리드를 공개하고 제네시스 주요 모델에 순차적으로 탑재한다.
한동희 현대차그룹 전동화개발담당 부사장은 “현대자동차의 모든 파워트레인 기술력은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모두 연결돼 있다”며 “전기차 전환기에 전동화 기술력을 적극 활용한 혁신적인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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