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잠수함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가로 잠수함의 중요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독자 개발 기술력을 가진 한국은 그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과거 자국 방위가 중점이었던 한국은 이제 세계 잠수함 시장의 중심에 자리잡았다.

잠수함, 수중 잠행 가능한 비대칭 전력
잠수함은 수중 잠행이 가능한 함정이다. 물속을 항해해 탐지하기 어렵다는 특징으로 비대칭 전력이라 평가 받는다. 은밀 행동으로 정보 수집과 감시도 가능하다. 이에 해군 전력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상황에서도 해상 우위를 확보하는데 기여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도 잠수함은 그 위력을 선보였다. 러시아는 잠수함에 순항미사일 등의 무기를 탑재해 주요 목표물을 공격하고 흑해함대 활동을 강화했다. 우크라이나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해군 작전에 타격을 받은 러시아가 내놓은 대응 방안이다.
잠수함연구소장 예비역 해군대령 최일 박사는 “포클랜드 전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에서도 주력 수상함은 전력운용의 한계를 보여준 반면 잠수함은 실전에서 유용한 전력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군사 분쟁 증가 등으로 시장 성장 전망
현재 세계 잠수함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글로벌 그로우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잠수함 시장 규모는 2033년까지 347억9,769만달러로 연평균 4.5% 성장할 전망이다.
잠수함 시장의 성장 요인에는 군사 분쟁 증가, 기술 발전, 정부 투자 증가 등이 거론된다. 실제로 남중국해나 중동 등에서는 긴장이 높아지며 해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잠수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기 추진 기술·AI·무장 시스템 등의 기술 발전도 시장 성장에 기여 중이다. 각국의 해군 현대화와 국방 예산 증가로 인한 잠수함 수요 증가 및 투자 확대도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 3천톤급 이상 독자 개발 8번째 국가
잠수함 시장의 성장은 한국에게 또다른 기회다. 한국은 잠수함 기술을 독자적으로 보유해 해외 잠수함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1970년대 후반 특수작전용 잠수함 도입을 시작한 한국은 2018년 3,000톤급 잠수함을 순수 국내 기술로 건조하며 기술 자립에 성공했다. 이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인도, 러시아, 중국에 이은 8번째 3,000톤급 이상 잠수함 독자 개발이다.
수출 경쟁력도 실제 성과를 내며 강화되고 있다. 앞서 한국은 2011년 인도네시아에 최초로 잠수함 3척을 수출했다. 당시 인도한 잠수함은 1,400톤급으로 인도네시아를 잠수함 강국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달 24일에는 방위사업청이 'K-잠수함 글로벌 탑-티어 수중 핵심기술 연구개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 잠수함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 기술을 논의한 자리다.
이상우 방위사업청 한국잠수함사업과장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유관 기관 간 핵심 수중기술 개발 현황을 심도 있게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며 “여기서 얻은 통찰력은 핵심 잠수함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한국형 잠수함의 수출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해외 잠수함 수출 경쟁
국내 기업들도 잠수함 시장 수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1,500톤급 잠수함을 통해 중남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를 위해 페루 리마에 열린 기술 전시회에 참가해 페루 정부와 공동개발 중인 차세대 잠수함을 선보였다. 향후 페루를 거점으로 중남미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폴란드 해군의 잠수함 현대화 사업인 오르카 사업에 참여해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의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현지 협력 조선소를 방문했다. 캐나다 해군의 노후 잠수함 교체 사업에도 3,000톤급 신형 디젤 잠수함 12척 공급을 목표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잠수함 시장 경쟁은 이제 국내를 넘은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까지 확대됐다. 앞으로 성장이 예측된 잠수함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 확대가 어디까지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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