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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급감에도 북미 수소차 선점 경쟁 불붙었다

현대차·도요타·니콜라 등 북미 수소차 시장 사업 확대
인프라 개발 진행 중으로 북미 수소차 시장 성장 잠재력 높아
트럼프 행정부 투자 축소 등 변수…업체 투자 축소되지 않을 전망
하재인 기자 2025-04-30 16:55:35

북미 수소차 시장의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역성장을 기록하며 성장 둔화를 보였음에도 전 세계 업체들의 북미 지역 수소차 시장 진출은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수소차 시장은 북미를 넘어 전 세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세계 각지의 글로벌 업체들도 시장 확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 SNE 리서치

인프라 부족·높은 수소 가격에 북미 수소차 시장 부진

에너지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 전기차는 1만2,866대로 전년 대비 21.6% 감소했다. 2022년 2만704대 이후 2년 연속 역성장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수소차 판매량은 3,836대로 1위를 지켰지만 전년 대비 23.5% 역성장했다. 2위인 도요타도 50.1% 감소한 1,91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미국 수소차 판매량도 전년 대비 급감했다. 지난해 미국의 수소차 판매량은 2023년과 비교해 80.4% 감소했다. 같은 해 2분기에는 91% 감소해 2015년 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내 수소 충전소가 일부 지역에 집중돼 접근성이 낮고 수소 가격이 상승해 수소차 구매 부담을 증가시킨 영향으로 분석된다.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파트너쉽에 따르면 2020년 ㎏당 13달러 수준이었던 캘리포니아 지역 수소 가격은 지난해 36달러까지 상승했다.

SNE리서치는 “충전 인프라 확충, 상용차 시장 확대, 수소 생산비 절감 등의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고 공공 민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요소들이 뒷받침될 경우 수소차는 탄소중립 시대를 견인하는 핵심 모빌리티 기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ACT 엑스포 2025'에서 '더 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및 개선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전시된 모습. 현대자동차

현대차·도요타·니콜라 등 북미 수소차 시장 사업 확대

전 세계, 특히 북미 지역에서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북미 수소차 시장 진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 중 현대자동차는 이번달 개최한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수소 승용차인 '넥쏘 2세대'를 최초 공개했다. 해당 수소차는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ACT 엑스포 2025’에서는 북미 지역에 출시할 ‘더 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최초 공개했다. ‘HTWO 에너지 서배너’를 통한 북미 내 수소 사업 확대 계획도 밝혔다.

켄 라미레즈 현대차 글로벌상용&수소사업본부 부사장은 ‘ACT 엑스포 2025’에서 “안전성과 편의성을 한층 강화한 ‘더 뉴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을 통해 북미 지역 청정 물류의 미래를 새롭게 정의할 것”이라며 “HTWO를 중심으로 그룹사뿐만 아니라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해 북미 수소 생태계 구축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요타, 니콜라, 혼다 등 글로벌 업체들도 수소차 시장에서의 경쟁을 지속 중이다. 도요타는 북미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던 수소차 ‘미라이’의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북미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신형 수소 트럭을 선보일 예정이다. 니콜라도 수소트럭을 판매하고 수소 충전소 구축에 나서고 있다. 혼다의 경우 GM과 협력해 미시간주 공장에서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생산하고 있으며 CR-V를 기반으로 한 신규 모델을 북미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도요타 수소차 미라이. 도요타

인프라 개발 진행 중으로 북미 수소차 시장 성장 잠재력 높아

북미 지역 수소차 시장의 성장이 둔화했음에도 사업 확장이 이뤄지는건 해당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미국의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차 인프라 개발가 연계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연간 수소 생산량 목표치 중 3분의 1인 300만톤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미국 에너지부도 수소 기술의 연구·개발·시연·적용을 위해 6,200만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장 규모도 지속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북미 수소차 시장은 2032년까지 연평균 35.4% 성장해 1,421억5,000만달러의 규모가 될 전망이다. 수소차 인프라의 핵심 중 하나인 수소 충전소도 2030년까지 연평균 35.46% 커질 예정이다.

이번달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관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대자동차관 보도발표회에서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호세 무뇨스 사장이 현대차 전략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트럼프 행정부 투자 축소 등 변수…업체 투자 축소되지 않을 전망

북미 수소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한 상황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변수가 남아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수소 에너지 투자를 확대한 이전 정부와 달리 수소 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에너지 정책을 철회했다.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지원 사업 예산 삭감도 검토 중이다.

다만 미국의 수소차 인프라 개발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자동차 업체들의 북미 지역 수소차 시장 확장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수소 상용차 시장이 물류 및 운송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기에 생태계 구축을 선점할 경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이번달 3일 열린 서울모빌리티 현장에서 “수소 기술은 지속가능하고 환경에 도움이 되기에 미래 세대에 좋다”며 “미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현재 수소 생태계 기반이 부족한 북미 지역에 진출한 업체들이 향후 해당 지역 수소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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