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이블코인에 적극적인 카카오
카카오는 한때 ‘클레이튼’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선구자를 자처했으나, 규제 압박과 시장 침체로 NFT·P2E·B2B 사업을 축소하고 계열사 정리까지 단행했다. 그러나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 TF를 출범시키며 방향을 선회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참여하는 TF는 매주 회의를 열며 구체적 방안을 논의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고, 서클(Circle) 경영진과 접촉하는 등 실질적 행보를 보였다. 시장에선 카카오와 법적·재무적으로 분리된 카이아(KAIA) 블록체인이 다시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카이아는 테더(USDT) 발행권 확보, 원화 스테이블코인 해커톤 공동 개최 등 적극적인 협력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헥토그룹, 월렛원 인수로 신사업 가속
헥토이노베이션은 가상자산 지갑사업자 월렛원 지분 47.15%를 인수하며 VASP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기존 휴대폰 본인인증, PG(전자지급결제) 서비스, 외환사업 역량과 결합해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커머스·미디어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그림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헥토의 AML, FDS 등 전통 금융 규제 대응 능력이 스테이블코인 사업화의 강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40만 개 가맹점 네트워크와 글로벌 핀테크 연계는 사업 확장 가능성을 높인다.

■정치권도 논의 본격화…‘타이밍 리스크’ 경고
국회 정무위원회와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8일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용과 확산을 위한 해결과제’ 토론회를 열고 정책·시장·인프라를 동시에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계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가 지급·청산·결제를 동시에 처리해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고 분석했다. 소상공인은 즉시 정산, 수출기업은 환전 리스크 축소, K-컬처 산업은 글로벌 팬덤에 저비용 결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은행만으로는 혁신이 어렵다”며 핀테크 등 비은행 참여를 통한 오픈 경쟁 필요성을 주장했다.
정치권은 EU·일본·싱가포르 등 경쟁국이 제도화를 서두르는 만큼, 한국도 외환거래법·AML법 등 패키지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기할 이유가 없다. K-컬처와 글로벌 제조·유통망이라는 실수요가 있다”며 속도전을 촉구했고, 같은 당 김남근 의원은 “국제 경쟁에서 뒤처지면 통화주권이 약화된다”고 경고했다.
■ 규제 당국 “안정성과 혁신의 균형 필요”
한국금융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인의 지배구조·내부통제·경영진 적격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금융회사의 자회사 형태 참여를 권고했다. 조세 회피, 불법 자금 이동을 막기 위한 현금영수증 발행 의무화, 국제 정보교환 체계 구축도 제언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과 예금토큰(CBDC)이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음을 인정하면서, 안전장치와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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