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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美 원전 수주 주가 '껑충'…글로벌 원전 시장 선점 '청신호'

원전 설계·시공 50년 기술력 평가, 페르미 아메리카와 기본설계 계약
증권가 “본계약·착공 이어질 것… 원전 밸류체인 낙수효과 기대”
정우성 기자 2025-10-27 17:55:51
▲현대건설이 시공에 참여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미국 대형 원전 시장 진출에 성공하며 글로벌 원전주로의 복귀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오랜 기간 국내외 원전 프로젝트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이 이번 수주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현대건설이 내년까지 본격적인 원전 수주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 주가는 3.75% 오른 6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규모 수주 소식이 투자 심리를 부추겼다.

이날 현대건설은 최근 미국 에너지 디벨로퍼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캠퍼스’ 내 대형 원전 4기 건설에 대한 기본설계(FEED)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는 텍사스주 아마릴로 외곽 약 2,119만㎡ 부지에 조성되는 세계 최대 규모 민간 전력 복합단지로, 총 11GW(기가와트) 규모의 독립형 전력 공급 인프라를 구축해 초대형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와 연계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번 계약을 통해 ▲부지 배치 계획 ▲냉각 방식 검토 ▲예산 및 공정 산출 등 기본설계 업무를 수행한다. 현재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며, 회사는 내년 상반기 설계·조달·시공(EPC)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 50년 원전 시공 노하우, 미국 시장 진출 밑거름

현대건설이 미국 대형 원전 프로젝트의 첫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반세기 넘게 축적된 원전 시공 경험이 있다. 회사는 국내 최초 상업용 원전인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신고리·신한울 등 주요 국내 원전의 시공을 맡으며 안정적 공정관리 능력을 입증해왔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4호기 건설에서는 기한과 예산을 모두 지킨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신뢰를 확보했다.

이 같은 실적을 기반으로 현대건설은 최근 웨스팅하우스, 홀텍인터내셔널 등 세계 주요 원전 기술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원전 밸류체인에 깊숙이 진입하고 있다. 대형 원전부터 소형모듈원전(SMR)까지 설계·시공 역량을 모두 보유한 점이 미국 시장 진출의 결정적 경쟁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 “본격 원전주로 재평가 국면 진입”… 증권가 잇따라 긍정 평가

KB증권은 “현대건설이 3분기 주가 부진을 딛고 원전 테마의 핵심 종목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이번 페르미 아메리카 계약은 아직 FEED(기본설계) 단계이지만, 미국 내 대형 원전 4기를 대상으로 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시장 기대치가 낮았던 만큼 향후 본계약 전환이 이뤄질 경우 주가 모멘텀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연구원은 이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원전 계약 혹은 착공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며 “홀텍과의 SMR 착공, 웨스팅하우스와의 불가리아 원전 EPC 전환, 그리고 페르미 원전의 본계약 체결까지 파이프라인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27일 보고서에서 “현대건설의 미국 대형원전 FEED 수주는 원전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을 한 단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미국 내 원전 프로젝트 참여 범위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현대건설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다시 입증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한·미 간 에너지 협력 강화와 원전 생태계 확장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 EPC 전환·착공 이어지면 원전 밸류체인 수혜 본격화

이번 수주는 현대건설뿐 아니라 국내 원전 관련주 전반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 산업은 설계·시공뿐 아니라 기자재·핵심 부품·엔지니어링 등 다층적 공급망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번 미국 수주를 계기로 한국 원전 생태계 전체의 글로벌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의 미국 원전 프로젝트는 단일 기업의 성과를 넘어 원전 밸류체인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원전 기술력에 대한 평가가 새롭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기대감은 주식 시장에서 수혜주 찾기로 이어졌다. 이번 프로젝트가 본계약 단계로 진입하면 현대건설은 물론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기술, 비에이치아이 등 원전 밸류체인 핵심 종목들에도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전기술은 설계 및 엔지니어링 부문, 두산에너빌리티는 터빈 및 원자로 주기기 공급, 비에이치아이는 보일러·열교환기 등 기자재 분야에서 현대건설과의 협업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 원전 산업 전반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에너지 안보’와 ‘친환경 전환’이라는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한국 원전 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귀결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현대건설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다시 입증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한·미 간 에너지 협력 강화와 원전 생태계 확장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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