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에서 5개 국가만이 생산할 수 있는 가스터빈이 주식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가스터빈을 수출하면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3일 미국 빅테크와 380메가와트급 가스터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6년 말까지 가스터빈 2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가스터빈의 첫 해외 수출이다.
손승우 파워서비스 BG장은 "이번 계약은 대한민국이 가스터빈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뜻깊은 전환점"이라며 "품질과 납기를 철저히 지켜 고객 신뢰에 보답하고 미국 등 해외 시장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가스터빈은 연소 가스의 흐름을 통해 에너지를 추출하는 회전동력기관이다. 압축기에서 압축된 공기가 연료와 혼합해 연소되면서 팽창한 기체의 힘을 이용해 터빈을 구동하는 구조다. 높은 온도와 압력을 견디는 소재와 복잡한 설계 등으로 개발이 어려워 기계공학의 꽃이라고 불리는 분야다.
이에 가스터빈을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이 국산화에 성공하기 전까지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의 4개국에 불과했다. 한국은 2019년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 산학연과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하며 세계 다섯 번째 가스터빈 생산국에 이름을 올렸다.
김영철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원은 “가스터빈은 기술적인 가치가 높기 때문에 선진국에서 기술이전을 하지 않는다”며 “최근 국산화를 했다는 건 그 정도로 기계공학 기술이 세계적으로 올라섰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두산에너빌리티, 항공용 가스터빈 개발 사업 다각화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한 두산에너빌리티는 항공용 가스터빈 핵심 부품 제작에도 적극 나서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항공용 비행기 엔진에는 가스터빈이 핵심 부품이다. 발전용 가스터빈과 달리 무게 대비 추력 확보를 위한 경량화와 감항인증을 필요로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3년 8월 21일 국방과학연구소에 2027년까지 항공용 가스터빈의 고온 부품인 블레이드와 베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항공용 엔진에 들어가는 가스터빈 개발은 항공 엔진 국산화에 이어지는 만큼 전투기 등의 자체개발 수준을 높일 수 있게 된다.
김영철 연구원은 “항공용 비행기 엔진이 가스터빈으로 기술의 갈래가 같아 한국이 비행기 엔진을 만들 수 있는 기초 기반 기술을 갖추게 됐다”며 “발전용은 어느정도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증명이 된 상태로 한국 기술이 자립을 다 했다고 봐도 상관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국내 가스터빈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 시장조사기관 H&I 글로벌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가스터빈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4억9,400만달러에 달했다. 2033년까지의 시장 규모는 연평균 4.49% 성장해 7억6,643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 기존 개발국 주도 가스터빈 시장 경쟁 가능 기술력 확보
현재 가스터빈 시장은 기존 개발에 성공한 선진국들이 주도 중이다. 기술 진입 장벽이 높고 개발에 대규모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가스터빈 시장 점유율은 미국 GE 버노바 25%, 독일 지멘스에너지 24%,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22%로 3개 업체가 70%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4년 북미 지역의 가스터빈 시장 점유율은 35.68%를 기록했다. 전 세계 가스터빈 시장 규모는 2032년까지 연평균 4.66% 성장해 3,75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미국 가스터빈 시장 진출은 기존 가스터빈 생산국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이뤄진 셈이다. 가스터빈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북미 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한 만큼 경쟁을 시작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영철 연구원은 현재 한국의 가스터빈 기술력과 관련해 “기술 수준이 미국이나 일본 등이 오래 전에 성공을 해서 돌리고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세부적인 걸 들어가면 극복해야할게 많지만 95% 정도는 팔로우업 했다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수출 확대 가능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 수출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진출한 미국 시장의 가스터빈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14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 빅테크 업체들의 AI 데이터센터용 가스터빈 수요가 급증하며 공급부족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30년까지 전체 발전설비의 3% 수준인 33.8기가와트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도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적극 반영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15일 장중 8만3,1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김영철 연구원은 국내 가스터빈 수출 확대 가능성에 대해 “제일 중요한게 발전용 돌아가는데 검증이었는데 그 단계는 되가고 있으니 결국 수출 전략을 짤 것”이라며 “발전용 엔진은 외국에서 수요가 있을 때 맞춰서 할 수 있으니 수출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항공용 터빈이 개발 되면 수출 다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