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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다락방 투자] 미국 주식 대폭락 …공포지수(VIX)에 속지마라

한양경제 2025-11-10 11:07:39
투자 현장에서 15년간 수많은 투자자를 봐 온 필자는 한 가지 확실한 진실을 깨달았다. 주식은 변동성 때문에 투자하는 것인데 투자자들은 이 변동성에 공포스러워 하고 시장을 떠난다는 사실이다. 주식이 폭락할 때 손실이 나는 게 아니라, 투자자가 공포에 매도 버튼을 눌렀을 때손실이 확정된다. 모건 스탠리의 분석도 정확히 이것을 지적한다. 위기 상황에서 감정이 합리적 사고를 이기는 순간, 투자자는 자기 손으로 손실을 키운다.

패닉셀링과 ‘손실의 고착화’는 이럴 때 일어난다. 시장이 붉은 색으로 물드는 순간, 언론과SNS는 짜기라도 한 듯이 같은 메시지로 도배된다. “지금 팔지 않으면 늦는다.” Bajaj AMC의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투자자는 이 순간 본능적으로 ‘군집 행동(herd behaviour)’에 빠진다. 남들이 팔고 있으니 자신도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행동경제학은 더 섬뜩한 경고는 인간의 뇌는 같은 금액의 손실을 이익보다 2배 이상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이를 ‘손실회피(loss aversion)’라 부르는데, 이것이 ‘조금이라도 더 떨어지기 전 빠져나가자’라는 

광기 어린 충동을 만든다. 국제학술지 MDPI의 논문도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패닉셀링은 불확실성에 대한 자연적 반응이지만, 통제되지 않으면 스십년의 장기 투자 성과를 단 하루 만에 망친다.”

필자가 현장에서 본 손실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명확했다. 그들은 충동적으로 팔았고, 그 직후 3개월~6개월 내 시장이 반등하자 후회했다. 더 비극적인 것은 두 번째 매수 기회를 놓친다는 점이다. 한 번 손절매로 트라우마를 입은 투자자는 다음 위기에서도 공포에 지배당한다.

공포지수(VIX)를 숫자가 아닌 단순 신호로 보면 문제는 간단

투자자들이 가장 자주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공포지수(VIX)를 예측 도구로 착각하는 것이다. VIX가 50을 넘으면 주가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틀렸다.

던햄(Dunham)의 리서치는 명확히 말한다. “VIX가 높다는 것은 현재의 공포 수준이 크단 의미일 뿐, 내일 주가가 더 떨어진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사퍼스톤(Saperston)의 보고서는 더 흥미롭다. “VIX 급등은 오히려 바닥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사적인 데이터가 증명한다. 지난 30년간 VIX가 50을 넘은 날은 75회에 불과했지만, 그 이후 1년 동안 S&P 500은 평균35% 상승했다(나스닥 분석). 2008년 금융위기 때 VIX는 사상 최고치 80을 기록했지만, S&P 500은 1년 반 만에 완전히 회복했다. 공포의 정점이 기회의 출발점이었던 것은 역사가 증명한 셈이다.

더 강력한 증거가 있다. MFS 리서치가 50년간의 회복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S&P 500이 최악의 해를 기록한 직후 1년의 평균 수익률은 플러스 15%였다. 2018년 말 마이너스 19% 급락후 1년 내 신고가 회복, 2020년 팬데믹 쇼크의 마이너스 34% 폭락 후 단 6개월 만에 전 고점 돌파. 역사는 반복되고, 패턴은 명확했다.

현장에서 본 투자 실패자들은 공통된 패턴이 있었다.

첫 번째 유형은 ‘감정 의존형’이다. 공포지수가 올라가면 불안해하고, SNS 댓글이 부정적이면 매도한다. 이들은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매일 시장 변동에 따라 결정을 바꾼다. 결과는 예측 가능하다. 사고 팔기를 반복하며 수수료만 터진다.

두 번째는 ‘정보 과다형’이다. 너무 많은 지표, 너무 많은 뉴스, 너무 많은 전문가 의견에 휩싸인다. VIX, RSI, 이동평균선, CNN 공포지수, 펀드 매니저의 견해 등등 모든 정보가 상충된다. 결국 이들은 아무것도 신뢰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

세 번째는 ‘단기 이익형’이다. 3~6개월 안에 수익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폭락이 오면 “내 계산이 틀렸다”며 바로 포기한다. 그 다음 날 반등했을 때는 이미 손절했다.

공통점은 하나였다. 그들은 전략 없이 움직였다.공포의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없을까?

공포 시장 극복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첫째, 사전 자신이 설정한 리스크 프레임을 유지하라. 모건 스탠리는 “변동성기에 현금만 들고 있거나 무작정 매도하는 것이 투자자의5대 실수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중요한 것은 위기 이후가 아니라 위기 이전에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포트폴리오의 허용 변동폭을 미리 정하고, 그것만 지키면 된다.

둘째, 투자 계획을 절대 포기하지 마라. 모건 스탠리의 데이터에 따르면 “계획을 끝까지 유지한 투자자들이 손실을 확정하지 않고 시장 회복을 기다릴 확률이 훨씬 높다.” 폭락기의 최고의 결정은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셋째, 고 변동기를 기회로 전환하라. AInvest의 연구는 “고 변동 구간의 월간 평균 수익률이 저 변동 구간보다 65% 높다”고 밝혔다. 공포 속에서 여유 자본이 있으면, 진입 기준만 명확하면 된다. 이것이 ‘리스크 관리된 기회 매수’다.

넷째, 감정을 배제하라. Bajaj AMC의 조언이 가장 정확하다. “다른 사람의 공포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방어법이다. 모든 결정은 규칙을 기준으로 내려야 한다.” 감정이 투자자를 망치고, 시스템이 투자자를 지킨다.

CBOE 글로벌 마켓에 따르면 VIX의 장기 평균은 19.5다. 시장이 이보다 두 배인 40을 기록할 때마다, 그 이후1년간 평균 수익률은 두 자릿수였다. 역사의 패턴이다.

폭락은 끝이 아니고, 다음 상승을 위한 에너지 비축 기간일 뿐이다. 공포지수는 공포를 보여주는 숫자는 지표일 뿐, 미래 가격의 지표도 아니다. 시장이 흔들릴 때, 공포에 팔지 말고 한번 더 인내심을 갖고, 추가 투자의 기회로 삼아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재익 한양경제 금융 에디터. 한양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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