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소형모듈원전 사업 확대
2024-02-15

건설사들이 신사업으로 추진중인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SMR)’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원전사업은 그동안 건설사들의 중요한 성장동력이었다.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는 설계·구매·시공(EPC) 방식이라 높은 수익성도 보장됐기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2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열네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다시 뛰는 원전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 경남’을 주제로 원전산업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SMR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세 가지 전략으로 △독자 기술 개발 △선제적인 사업화 추진 △ 국내 파운드리 역량 강화 등을 제시했다.
먼저 정부는 향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한국형 소형모듈원전인 ‘i-SMR’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전년 대비 9배의 예산을 증액했다. 2028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정부에서는 차세대 에너지발전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SMR이 글로벌 원전 산업을 이끌어 갈 핵심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분석했다.
SMR은 전기 출력이 300㎿이하 수준으로 전기를 안정적으로 출력하는 소형 원전을 말한다.
일반적인 대형 원전의 경우 원자로의 열을 식혀야 하기 때문에 바닷가 근처에 건설해야 하는 공간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SMR은 작은 용량으로 탄력적인 출력 조절이 가능하고 냉각수가 없어도 원자로를 식힐 수 있어 대형 원전에 비해 효율성과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i-SMR은 한국형 SMR인 스마트의 원천기술과 APR 1400의 기술을 기반으로 내장형 제어봉 구동장치 등을 도입해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정부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SMR시장에 뛰어든 건설업계는 현대건설, DL이앤씨,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 등이다. 이들 업체들은 미국과 캐나다 등의 SMR 전문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시장진출을 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원자력기업인 홀텍 인터내셔널과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 SMR 최초 호기 설계에 들어갔다. 현대건설과 홀텍은 미국 펠리세이드 원전 부지에 첫 SMR 건설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유럽을 포함한 20개국에 대한 공동 진출까지 검토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루마니아 소형모듈원전 사업 참여를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루마니아 원자력공사, 이인프라, 노바파워앤가스, 미국 뉴스케일, 플루어 등 5개사와 루마니아에 462㎿(메가와트) SMR을 건설하는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SMR시장 선점과 주도권 확보를 위해 세계적인 SMR 기업인 뉴스케일에 7천만 달러(약 910억원)를 투자하고 해외 시장에서 뉴스케일 SMR 사업 확대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루마니아는 뉴스케일의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도이세슈티 지역의 화력발전소를 SMR로 교체, 2029년부터 상업 운영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DL이앤씨는 국내외 기업들과 손잡고 SMR 사업 확장에 나섰다. DL이앤씨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 원자력발전소 운영 및 유지 보수 전문기업인 한전KPS와 글로벌 SMR 사업 개발과 시운전·유지 보수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글로벌 SMR 플랜트 사업 개발을 추진한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엑스에너지에 2천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도 단행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3사는 엑스에너지가 SMR 대표모델로 개발 중인 ‘Xe-100’을 적용한 글로벌 SMR 플랜트 사업 개발에 나선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보유한 기업들이 이번 업무협약에 참여한 만큼 구체적인 사업 및 기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i-SMR)의 개발도 적극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 해외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인 SMART(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 해외 수출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SMART 실증 및 상용화를 위한 사업개발과 자금조달, EPC역무를 담당하며,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로 설계와 인허가 등의 지원 업무를 맡는다.
양사는 2021년 캐나다 알버타주(州) 정부와 캐나다 알버타 소형모듈원자로 건설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캐나다원자력연구소(CNL)에 SMART 실증 사업을 위한 부지신청서를 제출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규모가 더 작은 10MW 이하의 MMR, 즉 초소형 모듈 원전에도 집중하고 있다. 미국 USNC사와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이 준공을 목전에 두고 있는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프로필렌·폴리프로필렌(PDH·PP) 플랜트’ 프로젝트의 대주주인 ‘그루파 아조티 폴리스’ 3자가 협력하고 있다.
SMR의 시장규모는 수백조원에 달한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원(NNL·National Nuclear Laboratory)에 따르면 2035년까지 전 세계 SMR 시장규모는 85GW로 300기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금액으로는 최대 4천800억 달러(638조4천억원)에서 5천억달러(665조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도 2040년까지 SMR 시장이 연평균 22%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건설업계가 원전에서도 원팀을 이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으로 글로벌 SMR 시장을 주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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