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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지난해 주택공급물량 과소발표 정정

인허가 43만, 착공 24만, 준공실적 44만가구 정정
정부, 잘못된 통계로 두차례 공급대책 발표
국토부, 6월까지 시스템 정비
권태욱 기자 2024-04-30 11:55:22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모습./연합뉴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주택 공급 통계에 대거 누락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주택공급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 점검 결과, 주택 인허가·착공·준공 데이터 누락이 확인됐다며 지난해 주택 공급 통계를 정정했다고 밝혔다. 

누락된 통계는 19만여가구 적게 집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연간 통계 전체가 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허가·착공·준공은 부동산 경기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주택 수요자들의 의사 결정과 민간의 사업 결정은 물론 정부 정책 수립의 근거가 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주택 인허가 실적은 38만8천891가구에서 42만8천744가구로 3만9천853가구 늘었다.

착공 실적은 20만9천351가구에서 24만2천188가구로 3만2천837가구 증가했다.
 
준공 실적은 기존 통계와 수정 통계가 12만가구 가까이 차이가 난다. 실적이 31만6천415가구에서 43만6천55가구로 11만9천640가구(38%)나 늘었다. 

국토부가 DB 이상을 감지한 것은 올해 1월 말이다. 

지난해 주택 공급 실적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누락 가능성이 확인돼 자체 점검에 들어갔다. 

국토부는 그간 주택공급통계정보시스템(HIS·Housing Information System)과 건축행정정보시스템(세움터)을 직접 연계해 통계를 생산하다가, 전자정부법 개정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국가기준데이터를 경유해 두 시스템을 연계하는 것으로 바꿨다. 필요한 행정 정보가 국가기준데이터인 경우 이 데이터를 우선 활용하도록 한 전자정부법 때문이다. 

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300가구 이상의 주상복합과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주택 공급 물량이 집계되지 않았다. 

준공 실적 누락 규모가 인허가·착공과 비교해 특히 큰 것은 지난해 9월 주택공급통계정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일어난 시스템 버그가 겹쳤기 때문이다. 버그로 인해 사업정보가 변경된 경우 준공 실적으로 집계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지난해 공급 통계를 기반으로 ‘9·26 공급 대책’과 ‘1·10 부동산 대책’ 등을 두 차례 발표했다. 

지난해 주택 공급 위축에 대해서는 ‘초기 비상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놓으며 수도권 신규 택지 발표, 3기 신도시 물량 확대, 신축 빌라·오피스텔 매입 때 세제 혜택 부여 발표 등 공급 위축을 막는 데 매진했다. 

주요 정책 판단이 부정확한 통계를 기반으로 이뤄진 것이다. 

국토부는 다만 이번 통계 정정이 정책 흐름을 바꿀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공급 위축 흐름은 여전히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김헌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공급 실적이 과소 집계됐더라도 경향성은 기존과 변화가 없다”며 “인허가의 경우 통계 정정 전에는 전년보다 26% 줄지만 정정 후에는 18%가 줄어드는데, 이는 정책 방향성을 바꿀 정도의 큰 차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연간·월간 통계는 변경됐으나, 올해 1∼3월 주택공급 통계는 그대로 유지됐다. 

국토부는 누락된 코드가 정상적으로 연계되도록 6월까지 DB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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