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동산 PF 충당금 집중 점검…적립 기준 미준수 시 ‘일대일 면담’
2024-01-28

230조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연착륙을 도모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사업성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구조조정 속도를 높인다.
사업성 평가 분류를 현재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하고, 사업성이 가장 낮은 4단계 사업장에 대해서는 경·공매 절차를 추진한다.
은행·보험권은 PF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으로 최대 5조원 규모의 신대케이트론(공동대출)을 조성하고, 1조원대 캠코 펀드는 우선매수권을 도입해 자금 집행력을 높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3일 관계기관 합동으로 이러한 내용의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먼저 현행 사업성 평가 등급은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하고, 사업성 부족 사업장(유의·부실우려)에 대한 적극적인 사후관리를 유도하기로 했다.
‘유의’ 등급 사업장은 재구조화 및 자율매각을 추진하고, 사실상 사업 진행이 어려운 ‘부실우려’ 사업장은 상각이나 경·공매를 통한 매각을 추진하도록 했다.
금융회사들은 6월부터 새 기준에 따라 PF 사업장을 재평가하게 된다. 금감원이 7월부터 평가 및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에 나선다.
평가 대상에 기존 부동산 PF 대출 이외에 위험 특성이 유사한 토지담보대출 및 채무보증 약정까지 넣었으며, 평가 기관에 타 부처 관리·감독을 받는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것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PF 사업성 평가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30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금융당국이 그간 관리·공표해온 PF 대출 잔액 규모(전년 말 기준 135조6천억원)에 비해 100조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금융당국은 구조조정(유의·부실우려 등급) 대상 사업장 규모가 전체의 5~10% 수준일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사업장 규모(230조원)를 고려해볼 때 23조원 규모의 PF 사업장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의 재구조화·정리에 필요한 자금은 공공·민간금융이 함께 대기로 했다.
우선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충분한 은행·보험업권이 6월 1조원 규모로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해 민간 수요를 보강하고, 향후 상황에 따라 최대 5조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신디케이트론은 PF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라 경·공매를 진행하는 PF 사업장에 대한 경락자금대출, 부실채권(NPL) 매입 지원, 일시적 유동성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1조1천억원 규모의 캠코 펀드의 자금 집행 제고를 위해 우선매수권 도입을 추진한다.

캠코 펀드에 PF 채권을 매도한 금융회사에 추후 PF 채권 처분때 재매입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매도자·매수자 간 가격 협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캠코는 올해 중 새마을금고와 저축은행업권에서 4천억원의 부실 채권을 추가 인수하기로 했다.
사업성이 충분한 정상 사업장에 대해서는 자금 공급을 충분히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워크아웃 등 건설사 이슈나 자금 조달 애로를 겪는 정상 PF 사업장이 공사비 증액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경우 추가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금융회사들이 PF 자금 공급때 시행사·건설사에 과도하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관행을 점검·개선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PF 시장에 대한 자금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망라됐다.
부실화된 사업장에 금융회사가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경우 기존에는 ‘요주의 이하’로 건전성이 분류됐으나 한시적으로 신규 추가 자금에 대해선 ‘정상’으로 분류한다.
PF 사업장 매각 및 신디케이트론 지원 등으로 손실이 발생 시 금융회사 임직원에 대한 면책도 범위를 확대한다.
아울러 PF대출에 대한 유가증권 보유 한도 완화·영업구역 내 신용공여 한도 규제 완화(저축은행), 재구조화 목적 공동대출 취급 기준 완화(상호금융), PF 정상화 지원 등에 대한 K-ICS(위험계수) 합리화·부동산 PF 대출 전후 유동성 관리 목적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인정(보험)·주거용 PF 대출 순자본비율(NCR) 위험값 완화(금융투자) 등 업권별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2022년 하반기부터 시행해온 저축은행 예대율 완화나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원화유동성비율 완화 등 규제 유연화 조치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사업성이 낮아 재구조화·정리가 필요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전체의 5∼10% 규모라며, 금융·건설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유의·부실우려' PF 사업장 규모가 5∼10%가량 된다고 볼 수 있고, 경·공매로 나오는 물량은 2∼3% 정도로 예상한다”며 “금융·건설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