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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화의 포토에세이] 비 내리는 양수철교

한양경제 2024-06-13 17:41:47

마음이 출렁이고, 고향 생각이 날 때면, 비 내리는 양수철교를 찾는다. 비가 오는 어스름한 저녁 무렵의 양수철교. 고향으로 돌아가는 포근한 안식과 광풍이 회오리치는 어두운 저녁이 깊이 생각나는 날이다. 

고향 안동에 내려갈 때면, 밤새워 달리던 특급 열차. 어김없이 양수철교를 지나다녔다. 지금은 가장 인기 있는 자전거 하이킹 코스 중 하나가 되었지만, 그때는 이 길을 기차가 달렸다. 그리고 새로운 복선이 깔려 긴 철교에 기차가 형제처럼 달린다.

비가 오는 날이면, 이들도 다 하나둘 사라지고 스산한 빗방울에 차츰 어둠이 내린다. 빗소리를 따라 카메라 앵글은 차분한 어둠 속에 내려앉는 고향의 풍경을 담는다. 

거기에는 철교가 있고, 강이 있고, 빗방울 소리가 있다. 그리고 기차가 형제처럼 달리는 모습이 있다. 비 내리는 날의 으스름한 저녁, 기차는 내 마음을 안고 달리는 듯하다. 비가 내리는 날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이일화 사진작가 프로필

▷1963 경북 안동 출생
▷한전갤러리(2023), 아리수갤러리(2021) 등 단독 사진 전시회 개최
▷그의 사진 작품은 빛이 그려내는 창조 세계와 서정적인 일상을 주제로 한 사진들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의 사진 작품은 ‘디지털 아트 픽쳐(Digital Art Picture)’라고 하는 사진예술의 새로운 장르로, 이 사진들은 그의 작품 사진집 ‘빛의 소리(Sounds of Light)’에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사계절과 소소한 일상을 담은 포토에세이 ‘사랑 그리고 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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