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화의 포토에세이] 벚꽃 가득한 마을
2025-04-18

하늘에 석양이 비취고, 곧 어둠이 내릴 무렵, 저 먼 남산타워를 기점으로 왼쪽으로 소나기가 쏟아진다. 시내는 해가 지는 석양 무렵이어서 어둠이 내리고, 허늘은 먹구름으로 모두 총총히 걸음을 옮기지만, 구름은 작정한 시간이 없이 그냥 먹구름으로 소나기를 뿌릴 뿐이다. 구름 위는 목화송이를 버무린 듯, 하얗게 빛난다. 마치 동화의 나라처럼.
서울 도심은 빌딩이 높고, 광활하지만, 시내 전경을 담으려면 산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늘 하늘이 그림을 그려내지 않는다. 석양이 아름다워야 하고, 하늘은 극히 맑아야 한다. 서울 하늘이 멋진 그림을 그려내는 날을 만나는 건 행운이다.
어느 여름 저녁 석양이 내리는 휴일 오후, 석양이 참 아름다울 거라는 기대감으로 수락산에 올랐다. 서울에서는 좀체 볼 수 없는 풍경. 서울 중앙 도심에 내리고 있는 소나기 모습이 앵글에 잡혔다. 서울을 올라온 어린 시절 이후, 지금까지 서울을 떠난 적이 없건만, 이런 감격은 처음이었다.
2009년 서울 도심 한여름의 석양 풍경이다.
이일화 사진작가 프로필 ▷1963 경북 안동 출생 ▷한전갤러리(2023), 아리수갤러리(2021) 등 단독 사진 전시회 개최 ▷그의 사진 작품은 빛이 그려내는 창조 세계와 서정적인 일상을 주제로 한 사진들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의 사진 작품은 ‘디지털 아트 픽쳐(Digital Art Picture)’라고 하는 사진예술의 새로운 장르 로, 이 사진들은 그의 작품 사진집 ‘빛의 소리(Sounds of Light)’에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사계절과 소소한 일상을 담은 포토에세이 ‘사랑 그리고 사랑’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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