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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화의 포토에세이] 먹구름 드리운 북한산과 도봉산

한양경제 2024-07-29 14:20:55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었다. 장마에 무더위가 식으니 한 면으론 좋지만, 또 한 면으론 산을 오르지 못하게 만든다. 그러나 긴 장마에서 만나는 북한산과 도봉산의 먹구름은 ‘나 여기 있소’ 오늘도 기별을 보낸다.

큰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은 날, 북한산과 도봉산 자락이 바로 눈앞에 보이고, 북한산 인수봉은 아직 구름에 가리어, 그 빼어난 자태를 자세히 살필 길 없다. 그래도 도봉산과 북한산 자락이 가까이 보이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 하늘은 수시로 먹물을 뿌리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그 그림은 잠시 탁자 위에 올려놓지 못한다. 곧 다시 새로운 문양을 그려내기 때문이다.


저 산 위를 올라 하나의 구름이 되어 하늘을 흩어지는 느낌은 어떨까? 유치환 선생이 사랑했던 시조 시인 이영도 여사의 ‘구름’이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한 오리 연기로 올라 구름이나 되려오.’ 

먹구름은 잠시도 머물길 없다. 반드시 하늘이 걷히고, 찬란한 태양이 솟아나야 하기 때문이다. 지루한 장마의 끝, 태양은 다시 뜰까? 먹구름은 그 태양이 얼굴을 드러나는 걸 크게 달가워하지 않는 느낌이다.


이일화 사진작가 프로필

 ▷1963 경북 안동 출생
 ▷한전갤러리(2023), 아리수갤러리(2021) 등 단독 사진 전시회 개최
 ▷그의 사진 작품은 빛이 그려내는 창조 세계와 서정적인 일상을 주제로 한 사진들을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의 사진 작품은 ‘디지털 아트 픽쳐(Digital Art Picture)’라고 하는 사진예술의 새로운 장르로,
   이 사진들은 그의 작품 사진집 ‘빛의 소리(Sounds of Light)’에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사계절과 소소한 일상을 담은 포토에세이 ‘사랑 그리고 사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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