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산업리뷰] 또 다른 에너지 전쟁, 부유식 해상풍력
2024-10-16

최근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이 미국과 한국의 전기차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보여주며, 현대차와 기아 등 한국 브랜드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혼다와 닛산, 도요타가 꾸준한 판매 증가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일본차는 판매 성장을 기록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일본차의 급성장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들의 도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랫동안 테슬라가 독점하다시피 한 시장에서, 혼다의 전기차 SUV '프롤로그'가 등장해 중요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혼다는 2024년 3분기에만 미국에서 1만2,644대의 프롤로그를 판매하며 전기차 브랜드 판매 순위에서 7위에 올랐다. 이는 혼다가 올해 3월에 미국 시장에 본격 진입한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고무적인 실적이다.
미국 시장에서 여전히 테슬라는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테슬라는 2024년 3분기 동안 16만6,923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 뒤를 포드(2만3,509대), 쉐보레(1만9,933대), 리비안(1만5,232대) 등 미국 브랜드가 잇고 있고, 현대차(1만4,522대)와 기아(1만3,692대)가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주력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는 1만1,590대가 판매되며 순항 중이나, 혼다의 프롤로그가 출시 불과 몇 달 만에 이 같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한국 브랜드에게 경고의 메시지로 작용하고 있다. 혼다 외에도 닛산과 도요타 역시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닛산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5.7% 증가한 1만66대의 전기차를 판매했으며, 도요타는 45.3% 상승한 4,109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일본 브랜드들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독일 브랜드인 BMW(1만2,311대)와 메르세데스-벤츠(9,447대)보다도 더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와 같은 일본차의 성장은 경쟁사들에게는 큰 도전이 될 뿐만 아니라, 미국 시장 내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일본차 도약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일본차는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24년 1~9월 동안 수입차 판매는 전년 대비 13.5% 감소했으나, 일본차는 오히려 판매량이 13.7% 증가하며 수입차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와 같은 성장은 독일 브랜드인 BMW와 벤츠가 각각 3.6%, 11.6% 판매량 감소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특히 혼다는 국내에서 1,971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42.1%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 혼다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CR-V는 1,312대가 판매되며 혼다의 성장을 견인했다. 이는 한국 소비자들이 전기차 외에도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을 반영하며, 일본차가 이러한 트렌드를 잘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캐즘(chasm) 돌파 위한 일본만의 차별화 전략
일본차들이 전기차 시장의 수요정체 캐즘(chasm)을 돌파한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먼저, 현지화 전략과 맞춤형 디자인이다. 혼다의 프롤로그는 미국 소비자들의 취향과 요구에 맞춘 중형 전기 SUV로, 미국 시장에서 특히 선호되는 대형 SUV의 형태를 띠고 있다. 혼다는 이러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빠르게 얻고, 프롤로그가 그 중심에 서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도요타와 닛산도 이와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 구매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철저히 분석하여, 그에 맞춘 전기차 모델을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 닛산의 '아리야' 모델은 뛰어난 배터리 성능과 넓은 적재 공간을 자랑하며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두 번째는 가격 경쟁력과 인센티브 제공이다. 일본 완성차 브랜드들은 미국 내에서 경쟁사들보다 더 많은 인센티브와 할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예를 들어, 혼다는 프롤로그 구매자들에게 경쟁사 대비 높은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구매 의사를 끌어올렸다. 이러한 가격 정책은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매력적으로 작용했고, 이는 판매량 급증으로 이어졌다. 닛산과 도요타 역시 적극적인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가 여전히 고가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가격 정책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일본차 구매로 이어지게 했다고 분석한다.
세 번째는 우수한 내구성 및 품질이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오래전부터 신뢰할 수 있는 내구성으로 유명하다. 이는 일본의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 정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제품 제작 과정에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높은 신뢰성을 보장한다. 특히 혼다와 도요타는 전기차 배터리의 내구성과 품질에서 강점을 보이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로 인정받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전기차에도 적용하여 더욱 내구성 있는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의 수명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개선 문화이다. 일본 기업들이 지닌 또 다른 강점은 ‘카이젠(改善)’으로 대표되는 지속적인 개선 문화다. 일본 기업들은 혁신보다는 제품의 완성도를 꾸준히 높이기 위한 개선을 중시한다. 전기차와 같은 고도화된 기술 제품에서도 이 문화는 그대로 적용되어,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일본차의 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현지 소비자들의 요구를 면밀히 분석하고, 그에 맞춘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가 이러한 일본차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일본차의 전략을 면밀히 분석하고,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 또한,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와 같은 다각화된 친환경 모델을 통해 한국 시장 내 입지를 확고히 다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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