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그룹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치열한 선점 경쟁에 나섰다. 양사는 11월 4일과 5일 각각 AI 관련 포럼을 열어 글로벌 석학들과 교류하며 AI 비전을 발표한다. 두 회사는 이번 포럼을 통해 AI 기술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AI 반도체와 AI 생태계 구축 전략을 구체화했다. 이번 포럼에서 발표된 주요 내용, 참석자, 각 회사의 AI 비전을 중심으로 삼성과 SK의 전략을 분석한다.

삼성 AI 포럼, 글로벌 석학들과의 교류
삼성전자는 4일은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5일은 서울 R&D 캠퍼스에서 제8회 ‘삼성 AI 포럼’을 비공개로 진행한다. 이번 포럼에는 세계적인 딥러닝 석학 요슈아 벤지오 교수가 기조연설자로 참석했다. 벤지오 교수는 딥러닝 발전의 주요 경로와 AI의 윤리적 활용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AI 연구의 미래에 대한 견해를 공유했다. 삼성의 한종희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AI와 반도체 기술 결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AI를 통해 제공되는 더 개인화된 경험을 목표로 하는 삼성의 AI 기술 혁신 전략을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차세대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를 강조했다. 삼성은 이번 포럼을 통해 글로벌 AI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AI 경험을 극대화하는 제품 개발을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SK AI 서밋 2024, AI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협력 강화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직접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최 회장은 AI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AI 반도체 공급망에서의 긴밀한 협력과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 TSMC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단순한 공급망 관계를 넘어 ‘동맹’ 수준으로 확대되며, SK가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보여준다.
SK AI 서밋에는 오픈AI의 그레그 브로크먼 회장, 마이크로소프트의 라니 보카르 부사장을 비롯해 AMD와 Arm의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해, AI 생태계 조성과 관련된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는 AI 반도체 및 관련 기술 분야의 선도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유영상 사장은 ‘AI 언팩’ 쇼케이스에서 SK의 AI 전략과 제품 개발 로드맵을 소개하며,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한 AI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개인화된 AI 제품 집중 가능성 제시
삼성과 SK는 이번 포럼에서 공통적으로 미래 AI 제품의 방향성을 ‘개인화’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는 도구를 넘어, 각 사용자에게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TV, 가전 등 제품군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가 더욱 개인화된 AI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범용 D램의 생산 비중을 줄이고, AI 전용 메모리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 비중을 늘리는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 또한 범용 메모리의 생산 비중을 줄이고, 고성능 메모리인 DDR5와 HBM의 생산량을 늘려 AI 데이터센터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를 통해 AI 전용 반도체와 프리미엄 메모리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AI 제품의 개인화가 현실화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연말 조직 혁신과 체질 개선 가속화
삼성과 SK는 AI 기술 발전과 AI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말 인사를 통해 조직 혁신을 단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부 중심으로 일부 사장단을 교체하여 메모리 사업에서의 리더십 회복과 HBM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AI 메모리 반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한종희 부회장은 창립 55주년 기념사에서 “변화 없이는 아무런 혁신도 만들 수 없다”며 조직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부서 간 장벽 해소와 AI 시대에 적합한 유연한 조직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SK는 실적 부진 계열사를 대상으로 임원 규모를 10~20% 감축하고, 조직 개편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최창원 의장은 CEO 세미나에서 “선제적인 리밸런싱과 운영 개선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조직 혁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최태원 회장 역시 “운영 개선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AI와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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