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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판도 흔드는 日키오시아

키오시아, 낸드 메모리 시장점유율 3위
발 빠른 SK하이닉스의 전략적 투자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경쟁 구도 형성될 듯"
하재인 기자 2024-12-19 14:06:03

최근 일본의 반도체 기업 키오시아(Kioxia)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일본 반도체 산업 부활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도시바 메모리에서 분사한 키오시아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세계 3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번 상장은 일본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 정책과 맞물려 ‘반도체 르네상스’로 평가된다.

일본 정부는 2021년 발표한 ‘반도체·디지털 산업 전략’을 통해 3조900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투입하며 반도체 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일본 내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의 위치를 재정립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TSMC와의 협력과 키오시아 상장은 이러한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야사카 노부오 키오시아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들이 12월 18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키오시아, 낸드 메모리 시장점유율 3위

낸드(NAND) 메모리는 데이터를 비휘발성으로 저장하는 플래시 메모리의 일종으로, 스마트폰, 컴퓨터, 서버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으로 인해 낸드 메모리는 데이터 시대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키오시아는 이러한 낸드 메모리 생산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삼성전자(36.9%)와 SK하이닉스(22.1%)에 이어 세계 시장 점유율 13.8%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에서 고성능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낸드 메모리는 AI 데이터센터와 자율주행차 등 첨단 기술에 필수적인 메모리로, 앞으로도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오시아는 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낸드 기술 개발 및 생산량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키오시아 생산 3D 플래시 메모리  BiCS FLASHTM. 키오시아

SK하이닉스의 전략적 투자

SK하이닉스는 키오시아의 주요 투자자로,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한·미·일 컨소시엄에 약 4조 원을 투자하며 키오시아의 간접 지분 19%를 보유하고 있다. 추가로 최대 15%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통해 총 지분율이 34%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SK하이닉스는 키오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키오시아의 경쟁력 강화는 SK하이닉스에게도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기할 수 있다. 특히, 키오시아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기반으로 AI 시대에 필요한 고성능 낸드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한다면 양사의 관계가 어떻게 변모할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기존에 밝힌 바와 같이 일부 지분은 매각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고, 나머지 지분은 키오시아와의 장기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키오시아의 상장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다면 SK하이닉스는 투자 전략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왼쪽부터 SK하이닉스의 321단 1Tb TLC 4D 낸드, 삼성전자의 QLC 9세대 V낸드 제품. SK하이닉스·삼성전자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경쟁 구도

키오시아의 부활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에서 75%의 점유율로 선도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은 키오시아의 추격은 현실적인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일본 정부의 지원은 단순히 재정적 도움에 그치지 않는다. 기술 개발, 규제 완화, 해외 기업과의 협력 촉진 등 다각적인 접근법을 통해 키오시아와 같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 기업들은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 외에도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AI와 데이터 센터 확산으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키오시아의 상장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사건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 정부의 대규모 지원 아래 키오시아는 공장 증설과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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