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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수첩] CES에서 읽는 삼성전자의 미래

하재인 기자 2025-01-10 14:39:56
한양경제 하재인 기자

삼성전자가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이지만 올해 초부터 반등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8일 삼성전자 주가는 3.43% 오른 5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3% 넘게 오른 건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16거래일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2,761억 원을 순매수하며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8월 16일 이후 5개월 만의 최대 규모 순매수로 당일 삼성전자는 외국인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이번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전날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4분기 실적 발표 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75조 원, 영업이익 6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2년 4분기와 비교할 경우 매출은 10.65%, 영업이익은 130.5% 증가한 수치다. 다만 영업이익은 이미 하향 조정된 시장 전망치 7조7,000억 원을 밑돌았다. 예상보다 낮은 실적 발표에도 주가가 상승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해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여기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도 삼성전자의 반등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젠슨 황 CEO는 ‘CES 2025’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HBM과 관련해 “현재 테스트 중이며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엔비디아가 HBM을 처음 사용한 것도 삼성에서 나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10개월 넘게 테스트 중인 삼성전자의 HBM의 통과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 요인도 향후 반등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DS 부문 사업 실적이 연구개발비 증가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중 메모리 사업의 경우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미래를 위한 투자가 이익 하락에 영향을 준 만큼, 업황 악화에 의한 실적 부진 상황보다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반등 가능성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대신증권 신석환·박강호 연구원은 “올해는 매출액 305조 원, 영업이익 35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2분기 범용 메모리 가격 회복, 고용량 메모리 중심의 판매 확대, HBM 양산 개시, 파운드리 적자 축소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최보영 연구원도 “실적 쇼크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주가 흐름의 이유는 밸류에이션 하단과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저점 확인, 미 국방부의 CXMT 제재다”라며 “중국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에 호재로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시대에 진입한 지금, 높은 대역폭을 제공하며 데이터와 메모리, 프로세서 간 빠른 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HBM은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실적 부진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한 것은 옳은 방향으로 평가된다. 과거 초기 반도체 사업 투자를 포기하지 않았던 것처럼 연구개발을 포함한 사업 투자를 지속했을 때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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