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에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과 실리콘 인터포저를 대체하며 고성능 AI 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급부상 중이다. 유리기판은 열적 안정성, 전기적 절연성, 표면 평탄도 등에서 우수한 특성을 제공하며,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반도체 설계와 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은 저렴하지만 열에 약하고 강도가 낮아 고성능 반도체에 한계가 있다. 반면 유리기판은 낮은 열팽창 계수로 열에 강하며, 높은 전기 절연성과 매끄러운 표면 덕분에 초미세 회로 구현이 가능하다. 이는 데이터 처리 속도를 40% 높이고 전력 소비를 30% 줄이며, 패키지 두께를 25% 이상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유리기판은 기존 실리콘 인터포저 대비 가격 경쟁력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어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핵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CES 2025에서 주목받은 유리기판
지난 1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CES 2025 기자회견장에서 유리기판 모형을 들고 나와 "방금 팔고 왔다"는 발언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발언은 엔비디아에 유리기판 공급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SKC 주가는 하루 만에 19% 급등했다. CES 기간 동안 최 회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 경영진들과 만나 유리기판의 기술적 강점을 적극 홍보했다. 특히 그는 SKC의 유리기판이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의 필수 부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SKC는 2021년 미국 장비업체와 합작해 자회사 앱솔릭스를 설립하고, 미국 조지아주에 양산 공장을 준공했다. 2025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기술 개발과 생산 확대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시범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2027년 양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LG이노텍은 2025년부터 시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특히 SKC는 최근 미국 상무부로부터 7500만 달러 규모의 생산 보조금을 확보하며 상업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러한 투자는 SK그룹이 유리기판 기술력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인텔, AMD와 브로드컴도 개발 추진
인텔은 10년 이상의 연구 끝에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AMD와 브로드컴도 유리기판 도입을 검토 중이다. 특히 인텔은 유리기판이 발열 관리와 전력 효율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다고 평가하며 고성능 데이터센터에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유리기판은 또한 3D 적층 패키징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기존 2.5D 패키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유리기판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SKC는 CES 2025에서의 발표 이후 주가가 단숨에 19% 상승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LG이노텍과 삼성전기도 유리기판 기술 개발 소식으로 각각 5~10%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유리기판이 상용화되면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필옵틱스와 같은 관련 장비 업체도 유리기판 생산 기술의 확대에 따라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리기판 시장이 확대되며 관련 부품 및 장비 업계 전체가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유리기판. 반도체 패러다임 바꿀 것”
유리기판의 상용화는 기술적 난이도, 표준화 부재, 대규모 생산 설비 구축 등 여러 과제를 동반한다. 특히, 유리에 미세 구멍을 뚫는 TGV(Tall Via Glass) 기술은 안정적 구현이 필수적이다. 현재 TGV 기술은 다양한 접근 방식이 시도되고 있으나, 높은 정밀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유리기판 생산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파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리기판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의 혁신적 향상은 물론, 기존 기판 대비 더 작은 공간에서 더 많은 회로를 구현할 수 있는 유리기판은 고성능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필수적인 부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유리기판의 성공 여부는 향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인다.
유리기판은 단순히 기존 기판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 소재로 자리 잡고 있다. 기술적 과제를 극복하고 상용화 단계에 도달한다면, 유리기판은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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