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주목받는 선박이 있다. 바로 LNG 벙커링선이다. 일반적으로 선박은 항구에서 연료를 공급받지만, LNG 벙커링선은 해상에서 직접 LNG(액화천연가스) 연료를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된 특수 선박이다. LNG 추진선이 늘어나면서 기존의 벙커C유(중유) 대신 친환경 연료인 LNG를 공급하는 벙커링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LNG 벙커링선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해운업계의 연료 전환을 돕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LNG 선박 시대, 벙커링선 역할 커져
과거 대부분의 선박은 황 함유량이 높은 벙커C유를 연료로 사용했다. 하지만 국제해사기구의 IMO 2020 규제 시행 이후, 선박 연료의 황 함량이 0.5% 이하로 제한되면서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LNG는 기존 연료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20~30% 감소하고, 미세먼지 및 황산화물 배출이 거의 없어 친환경적이다. 또한 질소산화물 배출도 기존 연료보다 최대 85% 저감할 수 있다.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으며, LNG는 연소 찌꺼기가 적어 기관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2050년까지 해운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해운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의 3%를 차지할 정도로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선박 연료를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것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IMO 2020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40% 감축하고, 2050년까지 최소 50% 이상 감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에 따라 해운업계는 LNG,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LNG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LNG가 향후 수소 및 암모니아 기반 연료로 전환하는 데 필수적인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국, LNG벙커링선 세계 시장 주도
한국은 LNG 벙커링선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선도국이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HJ중공업 등 주요 조선사들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7년 HJ중공업은 세계 최초의 범용 LNG 벙커링선(5,100㎥급) ‘엔지 제브뤼헤’를 인도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2022년 HD현대미포조선은 세계 최대급 18,000㎥ LNG 벙커링선 ‘케이 로터스’를 건조했다. 2024년 HJ중공업은 18,000㎥급 LNG 벙커링선 1척을 1,271억 원에 수주했으며, HD한국조선해양은 같은 규모의 선박 4척을 총 5,383억 원에 수주했다. 이는 한국 조선업체들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러한 실적은 한국 조선업체들이 LNG 벙커링선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LNG 벙커링선, 해상 연료 패러다임 전환
싱가포르 해운연료업체인 토탈에너지스 마린 퓨얼스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LNG 벙커링 수요는 40만 톤이었으나 2025년에는 1,0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해상 연료 공급 시장에서 LNG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LNG 벙커링선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LNG 벙커링선은 IMO 규제 대응을 위한 필수 인프라다. 해운업체들이 친환경 연료 전환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요소다. 향후 암모니아와 수소 연료 선박으로의 전환을 대비한 중간 단계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 조선업체들은 LNG 연료 저장 및 공급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차세대 연료 공급 시스템과 고효율 저장 기술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며, 향후 친환경 선박 시장의 확대에 따라 관련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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