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업 광고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수준을 넘어, 하나의 완성된 콘텐츠로 자리 잡으며 수익 창출까지 가능해지고 있다. 기업 광고는 원래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수단이지만, 차별화된 연출과 시대적 언어를 반영하면 사회를 리드하는 훌륭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코웨이의 룰루 비데 광고 ‘더블’ 시리즈는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배우 김희애, 이규형, 최영준, 최대훈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고, 느와르 장르를 활용해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광고 속에는 ‘비데위원장(비대위원장)’, ‘거품이 많다(버블세척)’, ‘배후 조종 최측근(리모컨)’ 등 기발한 언어유희까지 더해졌다. 그 결과, 단 한 달 만에 SNS 누적 조회수 3,000만 뷰를 돌파하며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이는 단순한 광고를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각인되었음을 의미한다.
기업 광고가 콘텐츠로 인정받게 된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디지털 플랫폼의 발전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양한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기업 광고도 더 이상 TV 속 짧은 15~30초짜리 영상에 머무를 필요가 없어졌다. 오히려 스토리가 있는 광고는 자연스럽게 바이럴 효과를 일으켜 더 큰 확산력을 가진다. 둘째, 소비자의 기대 변화다. 단순한 제품 설명보다는 재미와 감동, 메시지를 담은 광고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며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인다. 셋째, 기업 브랜드 전략의 변화다. 기업들은 더 이상 단순한 광고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기업 광고의 콘텐츠화 흐름은 해외에서도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사례로 나이키와 애플의 브랜드 필름이 있다. 나이키는 단순한 스포츠 브랜드 광고를 넘어서, 인종, 성평등, 도전 정신을 강조한 광고 캠페인을 통해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Just Do It’ 캠페인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 글로벌 팬들의 지지를 얻었고, 광고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되었다. 애플 역시 제품 기능을 나열하는 광고가 아니라, 사용자의 삶 속에서 애플 제품이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강조하는 감성적인 광고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구찌(Gucci)와 프라다(Prada) 같은 명품 브랜드도 자체적인 광고 영상을 단순한 홍보가 아닌 단편 영화 형식으로 제작해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레고(LEGO)는 자체적인 콘텐츠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선 대표적인 기업이다. ‘레고 무비(The Lego Movie)’는 단순한 광고가 아닌, 하나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되어 전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이는 브랜드의 홍보를 넘어 수익까지 창출한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 광고는 이제 단순한 마케팅 비용이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변모하고 있다. 조회수가 증가하면 유튜브 광고 수익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2차적 소비까지 유도할 수 있다. 일부 기업은 광고를 통해 OTT 플랫폼과 협업하거나, 광고 자체를 상품으로 판매하는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코웨이의 사례처럼, 기업 광고가 시대적 흐름과 맞물려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때, 그것은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가 된다. 앞으로 기업 광고는 더욱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며, 이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광고도 돈이 되는 시대, 기업들은 이제 제품을 파는 것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업으로서의 역할도 고민해야 할 때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