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에너지 전쟁을 벌이는 시대다. 전기차, 스마트 기기,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산업에서 배터리는 핵심 동력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 각형, 파우치형, 원통형으로 구분되는데, 최근 원통형 배터리가 가장 효율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원통형이 왜 대세?..각형·파우치형의 한계는
각형 배터리는 직육면체 구조로 내부 공간 활용도가 높고 외부 충격에 강한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모서리 부분에 유휴 공간이 발생해 에너지 밀도가 낮아질 수 있다. 또한 제조사가 원하는 형태로 변경하기 어렵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얇고 평평한 구조로 설계 유연성이 뛰어나며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외부 충격에 취약하고 팽창 시 부풀어 오르는 문제가 있어 안정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팩으로 사용할 경우 구조적 보완이 필요해 설계 난이도가 높아진다.
반면 원통형 배터리는 단순한 구조 덕분에 생산 자동화가 용이하며, 제조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원형 디자인 덕분에 열 방출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져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원통형 배터리는 최근 전기차뿐만 아니라 드론, 전동공구,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치열한 각축전
국내 배터리 업계는 원통형 배터리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는 오는 3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5’에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선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회에서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를 공개할 예정이다. 4680, 4695, 46120 모델을 포함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보이며, 전기차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기존 2170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4695 모델은 미국 전기차 제조사 리비안의 신형 전기 SUV 모델인 R2에 탑재될 예정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리비안과 67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이번 행사에서 ‘50A급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선보인다. 탭리스 디자인을 적용해 전극의 끝부분을 여러 개의 탭으로 가공하여 전류 경로를 확장시켰으며, 기존 동일 용량 배터리 대비 출력을 최대 40% 높일 수 있어 전동공구 및 전기차 시장에서의 활용성이 기대된다.
SK온은 이번 행사에서 원통형 배터리 실물 모형을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원통형 파일럿 라인을 준공한 이후 연구개발을 지속해온 SK온은 이번 출품을 계기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함께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전략도 차이를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용 대형 원통형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전동공구 및 소형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고출력 제품을 내세운다. SK온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파일럿 생산을 통해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인터배터리 2025, 주목할 기술은?
‘인터배터리 2025’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산업 전시회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하는 이 행사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배터리 업체와 소재·장비 기업까지 총 646개 기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시장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장치(ESS), 스마트 기기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배터리 기술의 발전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전시회에서는 고용량 실리콘 음극재와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자율주행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며 로봇 산업 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드론, 전동 공구,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어 전망이 밝다.
전 세계가 에너지 혁신을 위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도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대형 원통형 배터리는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 혁신과 생산 효율성을 확보하는 기업이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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