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기술이 제조업 전반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항공, 자동차, 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적용되던 이 기술이 이제 조선 산업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은 운항 중인 선박 내에서 긴급 유지·보수·정비(MRO)를 수행할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 실증에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조선 산업은 높은 생산 비용과 긴 제작 기간, 유지보수의 어려움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요구되어 왔다. 3D 프린팅 기술이 조선업에서 활용되면 생산 공정의 혁신뿐 아니라 유지·보수 방식도 더욱 효율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 선상 3D 프린팅 실증 성공
3D 프린팅은 적층 제조 방식으로, 디지털 설계를 기반으로 소재를 층층이 쌓아 올려 물체를 제작하는 기술이다. 기존 절삭 가공 방식과 달리 소재 낭비가 적으며, 복잡한 형상의 부품도 쉽게 제작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고, 소량 생산에서도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항공우주 및 자동차 산업에서 활발히 적용되며 구조물의 경량화와 내구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선 산업에서도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울산시, HD한국조선해양, 한국선급(KR)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3D 프린팅 디지털 워크숍 과제에 착수했다. 이 과제는 2025년 12월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선상에서 자체적으로 부품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팅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HD현대삼호중공업에서 진행한 최종 평가 및 시연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3D 프린팅을 활용해 선박 모형을 제작했으며, 이 기술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기존 방식 대비 제작 기간을 40% 이상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오션도 3D 프린팅을 활용해 선박 구조 시험을 위한 모형을 제작하고 있으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부품 제작시간 단축, 친환경 효과도
전통적인 조선업의 제조 방식은 제작 시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면 복잡한 부품도 빠르게 생산할 수 있어 제작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한 맞춤형 제작이 가능해 불필요한 부품 생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대형 선박들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대비해 다양한 예비 부품을 선적한 후 출항한다. 3D 프린팅 기술이 도입되면 선상에서도 몇 시간 내에 필요한 부품을 제작해 즉시 교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지·보수 속도가 크게 향상된다. 부품 조달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제조 공정과 비교해 3D 프린팅은 소재 낭비를 줄이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는 조선업의 친환경 전환 전략과도 부합한다. 산업용 3D 프린터는 도입 비용이 높으며, 이를 운영하기 위한 추가적인 인프라 투자도 필요하다. 조선업계가 3D 프린팅 기술을 본격 도입하려면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부 지원과 협력 모델 구축이 필수적이다.
또한 3D 프린팅으로 제작할 수 있는 소재의 종류가 제한적이며, 대형 부품의 경우 내구성 확보가 중요한 문제다. 특히 조선업에서는 강한 내구성이 요구되므로 이에 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조선업 기존 인력은 3D 프린팅 기술에 익숙하지 않으므로, 이를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 양성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기업과 교육 기관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3D 프린팅, 선박 유지·보수 핵심 기술로 부상
3D 프린팅 기술은 조선 산업의 생산성과 유지·보수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주요 조선 기업들이 이 기술을 도입하며 실용성을 검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성과 유지·보수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초기 비용 부담, 기술적 한계, 인력 부족 등의 도전 과제가 남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 정부 지원이 필요하며, 조선업계 전반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향후 3D 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 조선업뿐만 아니라 해양 플랜트와 선박 개조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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