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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현장] 세무전문기자가 보낸 급박했던 안동 산불

불똥 날아다니면서 하우스 등 불씨 옮겨 붙어
새벽에 불길 잡히면서 한고비 넘겨…4채 전소
시내 곳곳 메케한 연기 자욱… 마스크써도 목따가워
이일화 세무전문기자 2025-03-26 15:40:21
경북 안동 남선면 신석리 마을 앞산까지 산불이 퍼지고 있다. 이일화 기자

한양경제에 ‘TAX가이드’를 연재하는 이일화 세무전문기자가 지난주 경북 의성에서 시작해 안동, 청송 등 경북 북부권으로 번지고 있는 급박한 산불 상황을 전해왔다. 안동 남선면 신석리가 고향인 이 전문기자는 25일 밤부터 26일 아침까지 현장분위기를 사진과 함께 알렸다. 

25일 밤 8시 서울을 출발해 자정 가까이 안동에 도착했다. 

중앙고속도로 남안동과 서안동 IC는 산불로 인해 모두 폐쇄돼 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 문경, 예천으로 우회할 수밖에 없었다. 안동시내로 접어들자 메케한 연기가 코를 찔렀고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안동시 중심부를 흐르는 낙동강 남쪽은 의성과 인접해 있어 산불의 직접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곳은 50~60가구가 모여 살고 있으며 인근에는 산업단지와 축사 등이 위치하고 있다.  

안동 남선면 신석리 마을에서 진화하고 있는 소방차. 이일화 기자

자정을 넘어 새벽 1시가 훨씬 지났음에도 불길은 잡히지 않았고 계속 마을쪽으로 번지고 있었다. 앞 먼 산에서 불길이 보이는 모습에 불안감이 쌓여 갔다. 전혀 괜찮을 것 같았던 몇 집들이 강풍에 날아다니는 불똥 하나에 모두 불타고 있었으며 이웃 이층집은 앙상한 기둥만 남은 채 검은 재로 변했다. 4채 정도가 전소됐다.

벽돌집 조차도 강한 바람에 불똥이 날아다니면서 모두 태워버렸다. ‘안양’이라고 쓰여진 소방차에서 내린 소방관들이 불에 타고 있는 옆집에 연신 물을 뿌리며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었다. 경기도에서 산불진화를 위해 이 먼곳까지 지원나온 모양이었다. 

불에 탄 화물차의 모습. 이일화 기자

아침 7시. 밤새 타오르던 산불이 조용해지고, 잔불들도 불길이 잡히면서 한고비를 넘겼다. 아직 바깥에는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냄새가 메케했으며 연기로 자욱했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전기와 수도가 끊기는 바람에 밤새 추위에 떨었다. 

전날 밤새워 타올랐던 잔불들의 불꽃이 아침에는 보이지 않았다. 마스크를 썼음에도 목이 따가울 정도다. 안동시내 중심도로인 경동로 역시 연무로 메케하고 상주에서 길안, 청송, 영양, 영덕으로 가는 국도에는 연기가 자욱했다. 

안동 남선면 신석리 주민이 불에 탄 비닐하우스를 손보고 있다. 이일화 기자

한편 경북 의성과 안동 등 경상권에서 발생한 산불사태가 빠르게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면서 인명피해가 크게 늘어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산불사태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19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북 14명, 경남 4명이다. 이 중 안동 산불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

안동 남선면 신석리 마을이 연기로 자욱하다. 이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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