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화오션 중심으로 재편되는 조선 밸류체인
조선업 전반의 회복세와 친환경 선박 시장의 급속한 확대가 맞물리며,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한 조선 기자재 협력사들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수혜주로는 한국카본, 동성화인텍, 한화엔진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한화오션의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한미 조선 협력펀드 조성 등 글로벌 확장 전략과 긴밀히 연계돼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오션은 LNG 운반선, 메탄올·암모니아 연료선 등 친환경 선박 중심의 수주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 입지를 확대 중이다. 미국 조선 인프라 확보와 함께 선박 수주가 본격화되면, 주요 기자재 협력사들의 매출도 동반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화오션 주가는 전일보다 9.69% 오른 13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후 최고가 기록이다. 올해 주가 상승률만 250%를 웃돌았다.
◆ 핵심 협력 3사, 수혜 기대감 ‘직접 반영’
한국카본은 LNG 운반선용 단열재(보냉재) 분야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한화오션을 비롯한 주요 조선사들의 핵심 협력사로, LNG 운반선 발주 확대에 따라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그러자 한국카본 역시 주가 상승률이 연초 이후 200%에 육박한다.
동성화인텍은 초저온 단열재 및 복합소재 기술력으로 LNG 운반선뿐 아니라 수소·암모니아 등 차세대 연료선박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동성화인텍의 기술은 LNG 보냉 시스템의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 동성화인텍 주가는 올해 들어 94% 이상 올라 약 2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한화엔진은 친환경 선박 엔진 공급망에서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LNG 및 이중연료 엔진은 물론, 메탄올·암모니아 연료 대응 엔진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한화오션의 친환경 선박 수주 확대가 곧 실적 성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엔진의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은 163% 가량이다.

◆ 수주 확대와 금리 안정, 시너지 효과 본격화
최근 글로벌 조선 시장은 에너지 공급망 재편과 함께 LNG 운반선 발주가 크게 늘고 있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발주가 급증하면서 기자재·부품 수요가 동반 확대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금리 안정 기조 속에서 대형 조선사와 협력사 간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된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한화오션이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북미 조선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것은 협력사들에게 실질적인 수주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10월 20일 보고서에서 “한화그룹은 한화필리에 약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여 10년 안에 연 매출 40억 달러까지 성장시킬 계획”이라며 “지난 달에는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PGZ와 합작사 설립하고 1억 달러 규모 펀드 조성 통해 유럽 선박 유지·보수(MRO)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기대와 리스크 공존…“실적 가시화는 내년 하반기부터”
다만 단기적으로는 기대감이 과도하게 선반영됐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선업의 특성상 수주 이후 매출 인식까지 1년 이상 소요되며,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성,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외부 요인도 변수로 작용한다. 또한 발주 규모 확대가 실제 납품 계약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불확실한 만큼, 실질적 수혜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시장은 한화오션을 축으로 한 ‘친환경 조선 밸류체인’이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갖춘 구조적 변화라고 평가한다. 한국카본과 동성화인텍은 LNG 단열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한화엔진은 그룹 내 시너지를 기반으로 친환경 선박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조선업이 친환경 패러다임 전환기에 진입한 만큼 기자재 업체의 성장 잠재력은 분명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테마 장세’의 성격이 강하다는 시각이다. 이에 수주 공시와 실제 납품 일정, 영업이익률 개선 추세를 병행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한국카본, 동성화인텍, 한화엔진의 동반 상승세는 한화오션의 글로벌 전략이 만들어낸 구조적 수혜 구도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LNG와 친환경 선박 시장이 본격화될수록, 이들 기업은 단기 테마주를 넘어 ‘실적 기반 성장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단기적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투자자들은 향후 한화오션의 신규 수주 공시와 국제 조선 경기 흐름을 예의주시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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