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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라도 더 모아라"… 조원태 회장, 한진칼 경영권 방어에 총력

한진칼, 자사주 44만주 근로복지기금 출연
조원태 회장 측 지분 20.66%로 강화



하재인 기자 2025-05-16 20:15:34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올해 3월 4일 창립 56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경영권 방어에 본격 돌입했다.   

한진칼 자사주 일부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의결권을 되살릴 정도로 총력전에 나선것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칼은 보유 중이던 자사주 44만44주(보통주 기준, 지분율 약 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했다. 

일반적으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복지기금에 출연될 경우 의결권이 회복된다. 이에 따라 조 회장 측의 지분은 기존 19.96%에서 20.66%로 증가했다. 

무엇보다 2대 주주인 호반그룹이 지분 확대에 나서자 자사주까지 동원해 지배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복지기금에 출연될 경우 의결권이 회복된다. 이에 따라 조 회장 측의 지분은 기존 19.96%에서 20.66%로 증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진칼의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은 이전부터 직원 복지를 위해 준비해 온 사안으로 경영권 분쟁 방어를 위해 갑자기 시행한 조치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 측 지분은 기존 19.96%에서 20.66%로 증가했고 산은 10.58%와 델타항공14.9% 등 기존 우호 세력까지 포함해 총 46% 수준의 의결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는 최근 호반이 보유 지분을 18.46%까지 확대하며 조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를 1.5%p까지 좁혀오자 위기감을 느낀 조회장이 맞대응한 것이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수면위로 부상하자 즉시 조 회장이 2.16%p의 지분 우위를 확보했다. 다급했던 조 회장이 자사주를 활용해 실질적인 '의결권 수복' 조치에 나선것이다. 

앞서 호반그룹은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17.44%에서 18.46%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시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호반호텔앤리조트와 호반이 장내 매수한 내용을 포함했다. 호반그룹이 새로 확보한 한진칼의 지분은 호반이 0.05%, 호반호텔앤리조트가 0.96%다.

호반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고 주장했지만 시장은 이를 믿지 않고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간주했다.

무엇보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개인 지분은 5.78%에 불과하다. 

한진칼 지분 구조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수할 경우 조원태 회장은 델타항공과 산업은행의 지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앞서 조원태 회장은 2019년 한진칼 경영권 분쟁 사태 당시 델타항공과 산업은행의 지원으로 경영권을 유지했다.

특히 산은은 2020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당시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며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단순 재무적 투자 성격이 아니라, 항공산업 재편이라는 정책적 목적 하에 조 회장과 동일한 방향에서 의결권을 행사해왔다.
 
조 회장 측은 최근 LS그룹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백기사'로서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른바 반(反) 호반그룹 동맹 전선을 형성해 공동 대응하자는 것이다.

LS가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면서, 양사 간 ‘반(反)호반 전선’이 전략적 재무 동맹으로 격상됐다.

대한항공이 LS의 EB를 인수한 것은 단순한 채권 투자에 그치지 않고, 최근 공통의 위협 세력으로 부상한 호반그룹에 대한 우회적 견제 수단으로 해석된다.

LS는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 발행 결정을 공시했다. 

발행 금액은 650억원이며, 인수인은 주식회사 대한항공이다. 이번 EB는 LS가 보유 중인 자사 보통주 38만7,365주(지분율 1.2%)를 교환대상으로 설정했다. 

교환 가능 기간은 2025년 12월 2일부터 2030년 5월 2일까지다.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2%로 설정됐다. 

LS는 해당 자금을 기존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 등 재무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LS그룹과 호반그룹은 각각 LS전선과 대한전선을 자회사로 둔 전선업계 1·2위 경쟁자로, 특허 분쟁과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유출 등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호반그룹이 LS그룹 주식을 5% 미만 취득하면서 양측 갈등이 최고점에 달했다.

반면 호반그룹은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인수하며 2대 주주로 등장한 이후 최근까지 장내에서 공격적인 지분 매입을 이어왔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 영업일 기준 16일 중 13만주 넘게 집중 매수했으며, 총 지분은 18.46%로 늘었다.

특히 한진칼 이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20%대 진입을 노린다는 해석이 분분했었다.

주식시장은 호반의 행보를 '적대적 인수'로 해석한다. 호반그룹이 단순히 배당수익이나 주가 상승 차익만을 노린 움직임으로 이같은 매수에 나섰다고 분석하는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주식시장은 호반그룹이 특정 언론사를 등에 업고 여론전을 펼쳐 우호적인 경영 참여를 시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속이 타들어가는 것은 조회장측이다.

그래서 자사주를 우호 지분으로 전환하는 방식까지 동원할 정도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델타항공도 산은도 중간 역할을 하는 건 맞지만 지금으로서는 한진칼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니 한진칼의 우호지분이라 생각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양 연구원은 “지분 격차가 좁혀졌으니 시장에서는 자칫하다가 경영권 자체가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들이 있다”며 “사태가 어떻게 종결될지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실제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다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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