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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 vs 양자컴퓨터…'함께' 진화하는 미래 컴퓨팅 패러다임

젠슨 황, 곧 엔비디아 GPU에 양자 프로세서 결합
양자컴퓨터, 슈퍼컴퓨터 해결 어려운 특정 문제 보완
상용화까지 시간 필요·과제 남아…슈퍼컴퓨터와 공존 전망
하재인 기자 2025-10-30 17:51:23
GPU와 양자 프로세서를 결합해 가속형 양자컴퓨터를 구축한 개방형 시스템 아키텍처 엔비디아 NVQ링크. 엔비디아

기존 컴퓨터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처리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와 공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를 완전히 대체하지 않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지시간 28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워싱턴 D.C.에서 열린 개발자행사에서 미국 에너지부가 엔비디아와 협력해 새로운 AI 슈퍼컴퓨터 7대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슈퍼컴퓨터는 양자컴퓨터 기반으로 구성된다.

엔비디아는 29일 최첨단 가속 컴퓨팅과 양자 하드웨어를 결합하는 ‘엔비디아 NVQ 링크’를 공개했다. 젠슨 황 CEO는 미래 모든 엔비디아 GPU 슈퍼컴퓨터가 양자 프로세서와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 CEO의 양자컴퓨터 관련 발언이 나온 후 미국 양자컴퓨터 관련 업체의 주가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현지시간 29일 리게티의 주가는 6.31% 상승한 39.41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이온큐의 주가는 6.93% 올랐다.

양자컴퓨터는 중첩·얽힘과 같은 양작역학적 현상을 활용해 기존 컴퓨터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처리하는 컴퓨터다. 기존 컴퓨터의 비트와 달리 0과 1의 상태를 중첩할 수 있는 큐비트를 사용한다. 일반 컴퓨터보다 뛰어난 계산 성능을 가진 슈퍼컴퓨터는 비트를 사용하며 일반 연산에서 빠른 성능을 보인다.

국내 대학 소프트웨어학과의 A 교수는 “양자컴퓨터는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능력이 좋다”며 “대부분의 연산에 있어서는 슈퍼컴퓨터가 빠르지만 특정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슈퍼컴퓨터로 풀기 어려운 문제를 양자컴퓨터가 대체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배성현 세종대학교 양자지능정보학과 교수는 “지금의 컴퓨터는 소인수분해를 잘 못해 이를 바탕으로 지금 컴퓨터가 못푸는 문제를 가지고 보안을 할 수 있다”며 “양자컴퓨터가 되면 그런 보안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 알고리즘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딥 러닝 전용 슈퍼컴퓨터 DGX-1. 엔비디아

◆ 슈퍼컴퓨터 완전 대체하지 않을 양자컴퓨터

현재 양자컴퓨터는 상용화할 경우 현재 슈퍼컴퓨터로 풀기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된다. 물질의 형태나 에너지 수준을 근사 없이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더라도 슈퍼컴퓨터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정 문제 해결에 양장컴퓨터에 강점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 작업 등 기존 컴퓨터가 처리하는 부분에는 비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양자컴퓨터 시장 성장과 함께 슈퍼컴퓨터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 슈퍼컴퓨터 시장 규모는 2029년까지 연평균 28.4% 성장해 397억8,86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전 세계 양자컴퓨터 시장의 경우 2030년까지 연평균 37.2% 성장해 110억7,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A 교수는 “슈퍼컴퓨터를 양자컴퓨터가 대체할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완전 교체보다는 신약 개발 성공률을 두 자릿수로 증가시킬 수 있는 등 특정 문제에서 가치가 크다”라고 말했다.

배성현 교수도 “기존 컴퓨터가 대체되는게 아니라 기존 컴퓨터로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양자컴퓨터로 풀리는 문제들이 있어 연구를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IBM의 퀀텀 시스템 원. IBM

◆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시간 필요

양자컴퓨터의 상용화에도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기술 발전에 더해 이를 마련한 후 적용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앞서 젠슨 황 CEO는 올해 1월 양자컴퓨터 상용화까지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발언했다. 3월 GTC 2025 행사에서는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양자컴퓨팅이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기술이 성숙해지는데 수년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IBM은 오류 내성 양자컴퓨팅을 구축하기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며 2029년까지 오류를 제어하는 ‘IBM 퀀텀 스탈링’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향후 2,000개의 큐비트를 활용하는 ‘IBM 퀀텀 블루제이’를 개발할 예정이다.

A 교수는 “이전 젠슨 황이 양자컴퓨터 상용화까지 15년, 20년 걸린다고 한 부분이 어느 정도 정확하다고 본다”며 “지금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는 많이 있지만 오류가 큰데 IBM 양자컴퓨터 개발 로드맵 등을 보면 10년이면 도출된 많은 문제를 풀 수 있는 에러도 낮은 양자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테니 20년 뒤면 적극적으로 쓰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0월 30일 기준 지난 3개월간 쏠리드 주가 추이. 네이버

◆ 상용화 과제 남은 양자컴퓨터…시장 기대감 장기적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까지 과제도 남아있다. 큐비트의 안정성과 오류율을 낮추는 점과 양자 알고리즘 개발 등이다. 양자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소프트웨어와 개발 도구도 아직 부족하다.

A 교수는 “현재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위해서는 하드웨어를 잘 개발해야되고 애플리케이션 연구를 더 해야한다”며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발굴하는 노력도 필요하고 지금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최적화하는 방향도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배성현 교수는 “한 개, 두 개 작은 사이즈의 컴퓨터를 만드는 것들이 어느정도 됐다고 말들이 나오지만 사실 사용하는 컴퓨터는 용량이 굉장히 크고 메모리도 커야 한다”며 “그런 수준까지 올라가는 지적화 기술들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양자컴퓨터는 상용화까지 여러 과제가 남아있고 향후 슈퍼컴퓨터와의 공존도 예상되는만큼 관련 분야의 성장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맞춰 양자컴퓨터와 관련된 업체들의 주가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중이다.

양자 기술과 연관된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쏠리드의 주가는 지난 3개월간 9월 2일 6,090원의 최저치에서 10월 29일 9,070원의 최고치로 32.8% 올랐다. 같은기간 양자암호 기술에 투자하는 엑스게이트의 주가는 8월 20일 6,650원의 최저치에서 10월 28일 1만880원의 최고치로 38.8% 상승했다.

하지만 30일 쏠리드의 종가는 전날 대비 2.47% 하락했다. 엑스게이트의 종가도 2.71% 하락한 9,350원을 기록했다. 29일 젠슨 황 CEO의 양자컴퓨터 언급이 있었음에도 상승세가 이어지지않은 셈이다.

향후 상용화 이후에도 슈퍼컴퓨터와의 공존이 예상되는 만큼 양자컴퓨터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단기적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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