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를 선도하는 '경제 나침반'

몸값 확 낮춘 롯데카드 매각…MBK, 재매각 이번엔 성공하나?

장주영 2025-05-20 15:45:05
롯데카드CI. 홈페이지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몸값을 확 낮추면서 재매각에 들어갔다.

3조원이던 희망 매각가를 2조원대로 낮추며 새로운 원매자 물색에 나선 가운데, 하나, 우리 금융지주와 같은 전통적 인수 후보군에다 네이버가 등장하면서 M&A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UBS는 전략적투자자(SI) 및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배포하고 예비입찰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MBK가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를 통해 보유 중인 롯데카드 지분 59.8%로 예상 매각가는 1조원 중반~2조원으로 예상된다.

앞서 MBK는 2019년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지분 79.83%를 1조3,800억원에 인수했다. 

MBK는 일부 지분을 우리금융지주와 롯데쇼핑 등에 매각하고 현재 59.8%를 갖고 있다.

롯데쇼핑은 여전히 20%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금융지주 역시 같은 수준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MBK는 2022년 희망 매각가로 3조원을 제시했지만 시장과의 눈높이 차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다음해인 2023년 롯데카드는 맥쿼리자산운용에 로카모빌리티 지분 100%를 3961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른바 '쪼개기' 매각에 나서면서 체급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카드 광화문 본사. 연합뉴스

롯데카드를 두고 매력적인 매물이란 평가가 나온다. 롯데카드 인수설이 돌았던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모두 계열 카드사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롯데카드의 자산규모는 2020년 14조 7970억 원에서 2024년 24조 9477억 원으로 급증했지만 영업이익은 1154억 원에서 1372억 원으로 느는 데 그쳤다.

24말 기준 롯데카드의 개인신용카드 승인 잔액은 53조5753억원이다.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카드) 중 5위다. 

그러나 우리카드(38조3512억원)나 하나카드(37조3226억원)가 합쳐질 경우 업계 3위권까지 올라간다.

신용카드업 라이선스만으로도 인수 가치가 크다는 평가다.

신용카드업에 진출하려면 신용카드사를 인수하거나 신규 카드사를 설립해야 한다. 

신용카드사와 같은 레드오션에 금융당국이 설립인가를 내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신용카드업에 진출하고 싶다면 현재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 인수가 유일한 경로이다.

인수의 트리거는 역시 매각가다. 

또한 롯데카드의 리스크도 해소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축소가 우선과제다. 24년 기준 롯데카드는 약 8000억원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요인이어서 건전성 제고에 적잖은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신용등급은 'AA-(안정적)'로 낮은 편이다. 채권 발행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MBK 자체에 대한 신뢰도 저하가 매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홈플러스 투자와 관련한 논란 등으로 인해 MBK의 운용사로서의 평판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이번 매각에서도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매각  운용사의 건전성을 심사하진 않지만 당국의 심사 기조나 대주주 리스크에 대한 부담은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네이버가 유력 매수자 부상해 주목을 받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와 금융업 간의 융합 흐름 속에서 카드사 인수를 통해 사용자 데이터를 강화하고 핀테크 사업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M&A전문가들은 “롯데카드의 매각 가격이 현실화된 마당에 인수 희망자들의 시너지 가능성과 자금 여력이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심리적 함정과 합리적 선택

심리적 함정과 합리적 선택

현명한 소비자는 어떤 선택을 할까?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할인'이라는 유혹에 노출된다. 50% 할인, 1+1 행사..... 그러나 이 모든 할인 행사가

DATA STORY

더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