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자칫 장기전으로 갈 경우 중동 위기감이 고조되며 산업계도 명암이 갈리고 있다.
정유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내부 긴장감이 커지는 반면 방산주는 확장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앞서 현지시간 13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군사시설을 대대적으로 공습했다. 이후 이란도 드론과 탄도 미사일을 동원해 반격에 나섰다. 양국의 공습과 보복은 현재도 이어지는 중이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국제 유가는 10% 가량 상승했다. 이스라엘이 공습을 시작한 13일에는 브렌트유가 하루 동안 약 7% 올랐다. 16일에는 2.1% 올라 배럴당 75.76달러에 거래가 이뤄졌다.

■ 국내 정유업계에 커진 불확실성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졌다.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원유 도입 비용이 증가해 마진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제외했을 때 정유사들이 실질적으로 갖게 되는 순익인 정제마진도 압박을 받게 된다.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축 재고 이익보다 정제마진 수요 위축으로 인한 손해가 커지게 되는 셈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야 수요 위축으로 넘어가서 현재 70달러대인 상태만으로 정제마진 수요가 축소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전쟁이 장기화되고 지금보다도 유가가 계속 오르면 정제마진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최동원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중동 정세 불안이 글로벌 경제 위축으로 안 좋은 영향을 줄 경우에는 정제마진이 떨어질 수 있기에 정유사에게 반가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5월부터 정제마진 개선이 이뤄져 수요가 회복이 되는 와중에 일이 터졌기에 정유사들도 가동률을 올리려다 상황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유가하락기에는 정제 마진은 상승세를 보인다. 올해 2분기 복합 정제마진은 4월 첫째 주 2.4달러에서 5월 첫째 주 6.2달러로 올랐다. 이번달 첫째 주에는 7.2달러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정제 마진이 더이상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
최동원 연구원은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제 석유 제품 수요가 어떻게 될지 예측이 안되니 정유사가 할 수 있는 건 보수적 운영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 방산주, 장기적으로 수혜 가능성
반면 국내 방산업계는 이번 중동 위기감 고조를 계기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공격을 시작한 13일에 방산주들은 △LIG넥스원 14.35% △현대로템 3.95% △한화시스템 2.64%로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이후 16일에도 △한화시스템 18.01% △현대로템 6.32% △LIG넥스원 5.32%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동반 상승했다. 한화시스템은 중동 지역에 천궁-2 다기능 레이더를 수출 중이다. LIG넥스원은 천궁-2 중거리 지대공 요격미사일 등을 수출했다. 현대로템은 방산 전시회에서 중동형 K2 전차를 선보였다.
이 중 현대로템은 방산과 철도의 2개 사업부가 위치한 창원공장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현대로템이 창원공장과 당진공장 2개 생산기지에 투입하는 설비투자는 1,18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646억원 대비 83.9% 많은 수치다. 여기서 전차와 장갑차 등을 생산하는 디펜스솔루션 투자는 709억원으로 전년 219억원 대비 223.6% 늘었다.
김미정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니 현재 싸우고 있는 두 국가의 주변국들이 자체적으로 전쟁에 대비를 해서 무기 현대화 등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부분에서 국내 방산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직접 당사자들이 아닌 주변국들에서 긴장감이 커져 대비한다는 측면으로 점진적인 수요가 나올 수 있다 ”고 전망했다.
다만 방산주들이 중동 위기로 수혜를 받더라도 급격한 주가 상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승윤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 방산주들의 주가는 이미 많이 올랐다보니 수주에 대한 것들이 나오고 금액이나 규모 등을 보며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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