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1일 미국발 상호 관세 부과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내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25%의 높은 상호 관세가 부과될 경우 국내 산업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업종별로 '명암'이 뚜렷하게 갈릴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관세율 조정을 위한 한국 정부와 미국의 협상 진행과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제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국내 산업 중에서는 자동차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주요 산업 대미 수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 200억달러 이상 품목 기준 대미 수출액 비중이 가장 큰 분야는 49.1를 차지한 자동차였다. 다음으로 대미 수출 비중이 큰 품목도 36.5%의 자동차 부품이었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괄적으로 관세율이 부과된다고하면 대미 수출 품목 중 비중이 큰 자동차가 눈에 띄게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에 수출하는 품목 중 제일 큰 자동차 부분이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며 “미국에서 생산하는 업체들은 영향이 덜하기 때문에 자동차 말고는 업종별, 업체별로 차이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주영 산업연구원 실장은 “실제 관세가 부과되면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이 부정적 효과가 가장 클 것”이라며 “그 중에서도 대미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인 자동차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관세 부과시 수혜업종으로는 조선업이 제시된다. 이전부터 미국 측에서 한국 조선업에 협력을 요청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관세 협상 대표를 맡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올해 5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를 만나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허재환 연구원은 “조선업 같은 경우 미국과 협력을 더 해야하니 수혜가 될 수 있는 산업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타국보다 관세율이 낮은 업종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품목에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을 경우 대미 수출에 있어 상대적인 가격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양주영 실장은 “수혜 업종의 경우 다른 나라가 얼마나 관세를 부과 받는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모든 교역 대상국에 대해 광범위하고 높은 관세가 부과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 비해 상호관세가 낮게 부과되는 부분은 이득을 볼 수도 있다”
다만 아직 미국과 관세 협정을 완료한 국가가 많지 않아 아직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3개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한 상태다.
장보성 연구위원은 “다른 나라들보다 관세율이 낮을 부분은 상대적인 가격 이점이 있기 때문에 큰 타격이 없거나 수출 여건이 좋아지는 상황이 있을 순 있다”면서도 “아직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나라에만 관세율 합의를 이룬 상황이기에 지금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상 과정 중에는 농산물 시장 개방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상징적인 성과를 원하는 상황에서 남은 부분이 농산물 시장 개방이기 때문이다.
허재환 연구원은 “농산물 시장 개방은 일본의 경우 쌀 개방과 쇠고기에 대해 미국 정부가 대놓고 압박하니 당연히 한국의 경우에도 협상 테이블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주영 실장은 “미국 입장에서도 이렇게까지 협상을 끌고와 홍보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LNG 구입은 일본도 제시한바 있어 이거 하나로 만족하지 않고 그동안 개방되지 않은 시장을 열었다, 미국의 어떤 품목을 어떤 금액 이상으로 사기로 했다는 식으로 홍보거리를 찾고 있기에 농산물 시장 개방도 당연히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농산물 시장 개방의 경우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정치적 부담이 있기에 미국과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허재환 연구원은 “농업이나 식량 안보 같은 이슈 등 논란이 크기 때문에 막판에 가서나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양주영 실장도 “한국 입장에서는 정치적 압박이 커질 수 있는 부분이라 계속 안 건드리고 수호하려고 하겠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실익이 실제로 크지 않아도 하나라도 상징적으로 열어주길 바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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