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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전망 구조 전환 시장 40조...핵심주 LS일렉트릭·대한전선 부상

AI 산업 육성 & 전력 수요 급증, 배전망 강화 시급
고성능 반도체 및 데이터 센터 전력 급증...안정 전력망 필요
배전망 40조 시장 열려, LS일렉트릭·대한전선 수혜 예상
조시현 2025-07-22 16:48:13
신청주변전소 전경. 한국전력 제공

정부가 배전망 장기 투자계획 계획안을 곧 발표한다.

22일 한국전력이 장기 배전계획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력망 구조 전환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전력기기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정부의 AI 산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전력 배전망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초고압 변압기과 전력 설비 업계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길게 늘어선 송전탑. 연합뉴스

배전망 장기 투자계획...40조 시장 열린다

이재명 정부의 AI 산업 육성 추진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와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력이 급증해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이 필요해졌다.

여름철 전기 사용 자체가 증가해 배전망 확대 투자가 시급해졌다.

분산에너지법은 배전사업자(한전)가 배전망 증설 계획 및 운영 계획을 수립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올해에는 2028년까지 5년간 배전망 증설 계획을 담을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장기 배전 계획은 7월중 이사회 승인과 8월 산업통상자원부 보고 후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력업계에서는 향후 15년간 배전망 확충에 필요한 투자 규모가 40조~5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제11차 장기 송·변전 설비 계획(2024~2038년)에서 송·변전망에 73조원의 투자를 예상했는데 배전망 투자 역시 이에 비례해 늘어날 것"이라며 "최소 40조원 이상 규모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배전망이 교류(AC)에서 직류(DC) 방식으로 전환되면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나게 된다.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연료전지, 전기차 등 요즘 늘고 있는 분산형 발전원은 대부분 직류 전기를 생산하거나 사용하는 구조다. 현재는 이 직류 전기를 인버터를 통해 교류로 바꾼 뒤 공급하고 있어,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한전은 배전망이 직류 방식으로 전환되면 이런 전력 변환 단계를 줄일 수 있어 전체 전력 효율이 10~15% 정도 향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처럼 직류 전기를 그대로 사용하는 시설은 직류로 바로 공급받을 경우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직류 배전 기술은 전압에 따라 저압직류배전(LVDC, 1.5㎸ 이하)와 특고압직류배전(MVDC, 1.5~100㎸)으로 나뉜다. LVDC는 아직 초기 단계고 MVDC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개발 중이다.

미국은 전기차 충전망에 MVDC를 적용할 방침이다. 독일은 LVDC와 MVDC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초고압직류송전(HVDC)은 이미 송전망에 적용돼 국내외에서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직류 배전은 이번 첫 장기 배전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전 관계자는 “직류 배전은 기술 실증과 제도 정비가 더 필요해 2차 계획부터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LS일렉트릭 CI(위), 대한전선 CI(아래). 각사 홈페이지

배전망 구조 전환 본격화 예상...수혜주 LS일렉트릭·대한전선

앞으로 대규모 DC 전력을 쓰는 데이터센터가 늘어나 배전망을 직류 방식으로 바꿔야 하는 배전망 구조 전환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선과 전력 기자재 기업중 단연 LS일렉트릭이 꼽힌다. LS일렉트릭은 전통적인 수배전·변압기 외에도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기기(IA)와 에너지 솔루션(ESS) 등 신규 사업 영역에서도 점진적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며 배전반 등 고사양 제품 공급을 늘리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꾸준히 영업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LS일렉트릭은 미국 X사 수주에 이어 버티브(Vertiv)와 파트너십을 맺는 등 북미 데이터센터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맞춤형 설계가 필요한 전력기기에서 빠른 개발과 납기 대응력이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미국 내 다수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며 내수 시장에서도 정부의 AI 산업 확대 정책에 따른 수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LS일렉트릭을 추격하는 대한전선도 수혜주로 꼽힌다.

특히, 대한전선은 공격적인 HVDC 설비 투자에 나서며 대규모 수요에 대비에 나선 모습이다.

대한전선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충남 당진에 위치한 해저케이블 2공장(해저2공장) 1단계 건설에 4972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의했다.

해저2공장은 640kV급 HVDC와 400kV급 초고압교류송전(HVAC)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한 전용 공장으로 수직연속압출(VCV) 시스템 등 최첨단 설비가 도입된다. 완공 후에는 기존 해저1공장 대비 약 5배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공장 부지는 기존 해저1공장과 인접한 아산국가산업단지 내 21만5000㎡ 규모다. 해저·육상 케이블 공장과 솔루션 공장을 포함한 생산 인프라가 당진에 집적되는 것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기존 해저1공장과 가까운 위치에 해저2공장을 조성하면서 인력과 자재 등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2027년 가동 목표로 한 이번 투자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염두에 둔 전략적 대응”이라고 말했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는 전남 신안 해역 등에서 생산되는 해상풍력 전력을 수도권까지 해저를 통해 이송하는 국가 전력망 구축 사업이다.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단지는 수백 ㎞에 달하는 거리와 해저 지형을 고려할 때, 높은 전압을 손실 없이 전달할 수 있는 HVDC 해저케이블이 필수적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대규모 HVDC 해저 송전망 구축에 필요한 기술력과 생산·시공 역량을 모두 갖춘 곳이 드물어 LS전선과 대한전선이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의 공급사로 유력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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