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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석유화학 구조조정 칼바람, '승자의 시대' 수혜주를 찾아라

정부, 20일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 방안 논의
국내 공급 과잉 해소와 무임승차 금지 방향 제시
설비 폐쇄와 인수합병에 대한 경제적·법적 지원 필요
신규 설비·일정 규모·안정적 재무 상황 기업 수혜
하재인 기자 2025-08-20 19:02:31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석유화학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을 본격 시작했다. 첫 방향은 국내 공급 과잉 해소다. 무임승차 방지도 강조된 상황이기에 국내 석유화학 업계 전체가 참여해 기업별로 명암이 갈릴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0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석유화학 산업 구조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주요 10개 석유화학 기업이 참여하는 사업재편 협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올해 말까지 각 기업별로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 목표 계획을 제출하게 될 예정이다. 정부도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지만 무임승차 기업은 정부 지원대상에서 배제된다.

같은 날 석유화학 업계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산업계 사업재편 자율 협약식’에 참여했다. 협약식에서 석유화학 업계는 △270~370만톤 규모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고부가·친환경 제품으로의 전환 △지역경제 및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 등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구조재편 방안 발표와 업계의 호응은 현재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인해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에틸렌 생산능력 국내 3위인 여천NCC는 지난 3년간 8,200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대주주인 한화와 DL그룹을 통해 3,000억원을 긴급 수혈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현재 불황이 지속될 경우 3년 뒤에는 50%의 화학 기업만이 생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천NCC 여수 제2사업장 전경. 여천NCC

정부 구조조정 방향, 구체성 미흡하지만 계기 마련

국내 석유화학 산업 악화가 지속되면서 정부도 지원책 마련에 서둘렀다. 지난해 말 정부는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달 14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관계부처가 석유화학 재편 종합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번에 발표된 석유화학 산업 재편 방안은 국내 공급 과잉 해소를 시작으로 한 정부의 지원 의지가 드러났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미흡한 상태다.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제시한건 올해 연말까지 자율적인 설비 폐쇄 계획을 보고하라는 수준”이라며 “보고만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로 설비 폐쇄가 진행되야 국내 공급 과잉 상황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공급 과잉 문제 해소 측면에서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의 구조조정에 개입할 수 없는 만큼 국내 과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우선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370만톤 규모 설비가 폐쇄되면 NCC 설비 가동률이 75~80% 사이인 국내 석화 업체들이 전체 설비를 풀가동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며 “풀가동에 들어간다는 건 수익성이 개선된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LG화학 충남 대산 DRM 공장. LG화학

설비 폐쇄에 대한 추가 지원·M&A 법적 문제 해결 필요

아직 구체적인 정부 지원 방안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번 구조조정의 방향은 설비 폐쇄와 설비 폐쇄 후 인수합병(M&A)을 통한 규모 확대라는 두 개의 축이 제시된다. 두 방향 모두 정부 지원이 없을 경우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 어려운 요소가 포함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설비를 없애면 당장 거기서 발생되는 비용, 인력 증대에 대한 비용들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며 “설비 폐쇄에 대한 보조금을 주거나 인력 조정에 대한 법제적 문제를 해결해 주는 등 추가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M&A를 위한 공정거래법 규제 완화도 정부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인수합병시 기업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해당 분야 1위가 되면 결합이 제한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M&A나 합종현횡이 일어나야하는데 이는 공정거래법의 독과점 규제로 문제가 된다”며 “해당 부분에 대한 지원을 정부 차원에서 발의하거나 입법 개정을 통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없애주는 절차가 병행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유화 온산공장 LP에틸렌 탱크. 대한유화

신규 설비·일정 규모·안정적 재무 상황 갖춘 업체 수혜

현재 정부의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방향성이 제시된 상황이지만 이를 통한 기업별 수혜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산업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단초가 마련되어 있지만 무임승차는 안된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제시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대한 비용 등을 조금씩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어느 기업이 많이 하고 적게 하느냐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 기업별 상대적 수혜 여부는 조금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구조조정 우선 대상 기업의 기준이 분류될 수 있는 상황이다. 우선적인 구조조정 대상은 △제일 노화된 설비를 가진 기업 △규모가 너무 작아 향후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는 기업 △재무 상황이 좋지 않아 부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에 해당 기준들에 속하지 않는 기업이 상대적인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대한유화도 여기에 해당하는 기업 중 하나다. 대한유화는 온산 NCC 공장을 1991년 준공해 다른 업체 대비 설비 노화도가 심하지 않다. 에틸렌 생산능력도 국내 업체 중 5위에 해당한다. 부채 비율도 21.5%로 낮다.

증권사 관계자는 “대한유화는 재무 부담이 낮고 NCC 업체 중 수익률이 높고 규모도 있다”며 “구조조정 진행을 지켜봐야겠지만 설비 폐쇄와 관련된 압박은 조금 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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