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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 확정…“시너지 확대에 실제 성과 필요”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23일 합병 안건 통과
“미국 선박 건조 환경 변화·성장 동력 성과 필요”
하재인 기자 2025-10-23 21:28:19
위에서부터 HD현대중공업 야드, HD현대미포 야드 전경.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양사 간 합병을 확정했다. 시장에서는 사업 시너지 확대가 기대되지만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실제 성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3일 개최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임시주주총에서는 ‘합병계약 체결 승인’ 안건이 올라왔다. HD현대중공업 주주는 98.54%가 안건에 찬성했고 HD현대미포 주주는 87.56%가 찬성했다. 이에 합병계약 체결 승인 안건 통과가 이뤄졌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합병의 필요성과 전략적 효용성을 주주들 역시 인정한 것”이라며 “양사의 역량과 노하우를 총결집해 미래 조선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올해 8월 양사 간 합병 추진을 발표했다. 이후 9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을 승인했다. 이번 사업재편에 대해 양사 간 합병이 계열사 간 기업결합으로 지배구조에 변화가 없는 만큼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12월 1일 출범하는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이번 합병을 통해 방산 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 중이다. 이를 위해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함정 건조 기술 노하우에 HD현대미포의 도크, 설비, 인적 역량을 결합한다는 계획이다.

초격차 기술 확보와 특수목적선 시장에서의 수주 확대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양사의 R&D 및 설계 역량을 결집해 기술 리스크를 줄이고 환경규제에 대응할 예정이다.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시장에서의 양사 실적은 통합한다.

2035년까지의 매출은 방산 부문 10조원을 포함해 37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2024년 HD현대중공업의 매출 14조4,865억원과 HD현대미포의 매출 4조6,300억원을 더한 19조1,165억원의 약 46%가 오른 수치다.

4월 30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존 필린 미 해군성 장관과 함께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를 둘러보며 건조 중인 함정들을 소개하고 있다. HD현대

실제 시장에서도 이번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이 매출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 야드를 가지고 미국 함정 MRO와 건조 사업까지 법안이 바뀌면 방산 매출 극대화에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현대미포가 갖고 있는 중소형 선박 사이즈 도크를 이용하는게 현대중공업 측면에서도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합병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미국의 함정 건조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이 방산 분야 경쟁력을 강조했지만 아직 미국에서는 해외에서 함정 건조가 가능하도록 법률이 개정되지 않았다.

한승한 연구원은 “시너지 효과가 현실화하려면 미 해외 함정 건조가 불가능한 반스 톨레프슨법 수정법에 예외조항이 발효되거나 해당 법안에 대체되는 내용이 있는 미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이 의회 승인이 나거나 트럼프 행정명령을 통해 우회적으로 발주를 일부 할 수 있게끔 만들어줘야 한다”며 “아직 그 부분이 선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주가 상승에 대한 시장에서의 기대감도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HD현대중공업의 지난 3개월간 주가는 올해 7월 23일 최저친인 40만3,500원에서 10월 23일 장중 최고치인 58만6,000원까지 31.1% 올랐다.

이는 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풀이된다. 이제 합병이 확정된 만큼 향후 시장의 기대감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10월 31일에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울산 야드를 방문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이 나올 경우 시장 기대감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한승한 연구원은 “합병과 관련해 주가는 이미 선반영이 됐기 때문에 둔화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실제 수주가 나오고 성과가 가시화되면 업사이드를 그때 다시 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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