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원소프트, 인도 LAAYN과 중동·남아시아 AI 제조솔루션 시장 공략
2025-10-19

뉴욕 월가의 화두가 다시 ‘양자(量子)’로 돌아왔다.
13일(현지시간) JP모건체이스가 향후 10년간 미국의 전략산업 전반에 1조5천억달러를 조달·금융·투자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직접 지분·VC 투자만 최대 100억달러), 희토류–원전–양자컴퓨팅까지 ‘경제안보 테마’가 증시에 순식간에 불을 붙였다. 발표 후 미국 리게티·아이온큐 등 대표주가 급등했고, 국내 장에서도 관련 종목군이 동반 강세를 탔다. 이번 프로그램은 공급망·방위·에너지 독립·프런티어 기술(양자·AI 등) 네 축을 겨냥한다.
양자 컴퓨팅이 뭐길래 ‘국가안보’ 아젠다의 중심에 섰을까. 양자컴퓨터는 정보를 0과 1로 구분하는 고전 컴퓨터와 달리, 큐비트(qubit)가 ‘중첩(superposition)’과 ‘얽힘(entanglement)’ 상태를 활용해 동시에 많은 경우의 수를 탐색한다. 결과적으로, 분자 시뮬레이션·최적화·암호해독처럼 조합 폭발이 일어나는 문제에서 지수적 가속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론은 오래됐지만, 최근 수년 사이 초전도·이온트랩·광자 기반 등 하드웨어 스택의 성숙, 오류정정(FTQC)을 향한 로드맵 공개, 클라우드 접근성 확대가 맞물리며 ‘상업적 유의미성’을 논할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
월가가 주목하는 건 경제안보와 직결된 실용 과제들이다. 예를 들어 신약·소재 탐색에서 거대 분자의 전자구조 계산은 슈퍼컴퓨터로도 근본적 제약이 크지만, 양자 알고리즘(변분법 기반 등)은 특정 문제에서 계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잠재력이 있다. 이는 신약 임상 전 단계의 실패확률과 비용을 낮추고, 배터리·촉매·자석 등 전략소재 개발의 속도를 끌어올린다.
에너지·전력망 최적화에도 활용한다. 원전·재생에너지·그리드 운영의 조합문제는 대표적 NP-난제 영역으로, 실시간 최적화 수요가 폭증하는 전기차·데이터센터 시대에 효율 향상 여지가 크다.
금융·물류 최적화도 가능하게 한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옵션 프라이싱의 고차원 최적화, 공급망 경로 탐색 등에서 ‘좋은 해’를 더 빨리 찾는 능력은 곧 비용 절감과 리스크 축소로 돌아온다.
사이버·암호 분야에서도 활용된다. 양자가 성숙하면 기존 공개키 암호(특히 비대칭키) 체계는 취약해진다. 그래서 정부·금융권은 양자내성암호(PQC)로의 사전 전환을 서두르고 있고, 이는 보안·네트워크 장비 수요로 이어진다.
이번 JP모건의 ‘시큐리티 & 리질리언시 이니셔티브’가 던진 메시지는 민관 합동의 대규모·장기 자본 배분 없이는 미국이 취약한 전략 지점을 메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희토류다. 채굴보다 정·제련과 자석 제조에 중국의 지배력이 과도하게 쏠려 있고, 지정학 충돌 때마다 ‘병목’이 현실화된다. 은행과 정책 당국이 나란히 광물–정제–자석–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수직 가치사슬을 키우려는 이유다.
증시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미국 시장에서 양자 대표주가 10~20%대 급등했고, 국내에선 광통신·양자암호·저온·포토닉스 등 ‘픽 앤 쇼벨’(삽과 곡괭이) 밸류체인도 강하게 움직였다. 뚜렷한 정책–자본–수요의 삼박자가 맞아들어가면, 하이프(과열)와 펀더멘털(실적·수주) 구분이 본격화한다는 게 기관의 시각이다. 특히 JP모건이 ‘총 1.5조달러 조달·금융 생태계’ 위에 자기자본 100억달러 직접투자까지 병행하겠다고 못 박으면서, 벤처·스케일업 단계의 ‘실증–수익화’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그렇다고 장밋빛만은 아니다. 업계가 인정하듯 완전한 오류정정(FTQC)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지금은 소음 많은 NISQ(중간단계) 시대로, 문제마다 양자의 ‘우위’가 달라진다. 투자자 관점에선 무엇을, 언제, 어느 스택에서 상용화할지를 냉정하게 가려야 한다. 하드웨어는 초전도·이온트랩·광자 등 플랫폼 분화, 소프트웨어는 특정 도메인(화학·최적화·머신러닝) 알고리즘 특화, 인프라는 극저온(딜루션 냉동기)·레이저·광학·초정밀 전자 등으로 수익원이 나뉜다. ‘양자’ 타이틀만으로는 밸류에이션을 설명하기 어렵고, 수주·정부 과제·클라우드 사용량 같은 실측 지표가 프리미엄의 관건이 된다.
정책과 자본이 동시에 움직이는 ‘국가급 테크 사이클’에는 공통의 투자 원칙이 있다. 우선 공급망 보강과 보안 규제는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의 비용이다. 또 하나는 핵심 부품·장비(픽 앤 쇼벨)는 장기 과실의 확률이 높다. 또한 과학의 진도표는 자본의 속도보다 느릴 수 있다. 이번 JP모건의 1.5조달러 프로그램은 그 간극을 장기 자본으로 메우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양자’는 그 선언의 상징이자 시험대다. 과열과 과소평가 사이, 투자자는 로드맵·수주·인력·파트너십이라는 네 가지 펀더멘털로 ‘진짜’를 골라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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