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감] 검증없이 파헤쳐진 숲길 270km 넘어...산림청 "몰랐다?"
2025-10-20

국가철도공단이 철도역사 내 유휴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30억원에 가까운 국민혈세를 투입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받아 2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공단이 중소‧벤처‧창업인을 위해 역사 7곳에 총 28억83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KR스타트업라운지’를 조성했지만 평균 이용률은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KR스타트업라운지’는 2019년 11월, 국가철도공단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자상한(자발적 상생협력) 기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개소한 공간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지원포텔(www.k-startup.go.kr)에 가입한 창업·벤처기업인들은 역사 내에서 무료로 사무업무나 회의를 볼 수 있도록 한 이동사무실이다. 현재 대전역·벡스코역·공덕역·오송역·동탄역·순천역·안산역 등 7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라운지 조성에는 인테리어, 가구 구입 등 명목으로 ▲대전역 4억6000만원 ▲벡스코역 3억원 ▲공덕역 3억5200만원 ▲오송역 3억7900만원 ▲동탄역 3억1800만원 ▲순천역 3억9000만원 ▲안산역 6억8400만원 등 총 28억8300만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됐다.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철도 역사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라운지를 조성했지만, 실제 이용률은 평균 30.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이유는 이용가능자를 실제 창업 또는 벤처기업 등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철도공단이 제출한 지난 5간(2021년~2025년 8월) 평균 이용률은 ▲공덕역이 46%, ▲벡스코역 4%, ▲대전역 69%, ▲오송역 36%, ▲동탄역 42%, ▲순천역 6%, ▲안산역 9% 이다.
특히, 부산 벡스코역 ‘KR스타트업라운지’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단 이틀만 사용돼 이용률이 1%에 불과했다. 사실상 방치 수준이다.
국가철도공단은 “창업지원포털(창업공간플랫폼) 가입자라면 누구나 사전예약을 통해 무료료 이용할 수 있다”며 “지자체 홈페이지에도 이용 대상을 중소·벤처기업인, 예비창업인, 취업준비생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당 포털에 가입해 라운지를 예약하려면 개업년월일을 입력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사실상 이용자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사업자등록증 제출은 선택사항이다. 또한 라운지 이용시간 역시 주중 10시부터 17시로 제한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가철도공단은 ‘실제 이용 인원 산출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단은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창업공간플랫폼(K-Startup)을 통해 예약 현황만 확인할 뿐 실제 이용자 수를 집계하지 않고 있으며, 누가 실제로 공간을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할 뿐이다.
이로 인해 단순 예약 건수를 기준으로 산출된 이용률은 실제 활용 수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 장비나 비품의 파손 등에 대한 대응 역시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가철도공단 측은 “소관 지역본부에서 CCTV 등을 통해 원격관리하는 등 무인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라운지 내 방문자 대장을 비치해 자율적으로 작성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이용객 집계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김희정 의원은 “철도 역사 내 유휴공간을 없애겠다며 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한 공간이 이용률 저조로 또 다른 유휴공간이 되었다”며 “철도공단은 창업 또는 창업준비생뿐만 지역주민들도 해당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라운지 사용대상을 확대하고, 이용률 제고를 위해 이용시간도 조정(야간·주말 개방)하는 등 활성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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