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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APEC] 韓日정상회담 “변함없는 ‘셔틀 외교’ 이어나갈 것”

이재명 대통령·다카이치 총리, 차기 회동 도쿄 아닌 지방에서 하기로 약속
우호적 흐름 이어갈 가능성 커져...과거사 등 민감한 문제 풀이 숙제로 남아
조시현 기자 2025-10-31 07:16:17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도 변함없는 ‘셔틀 외교’를 이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폭넓은 교류를 이어가자는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날 회담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9일 만에 이뤄진 양국 정상의 첫 대면으로, 오후 6시 2분부터 41분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격변하는 국제정세와 통상환경 속에 이웃 국가이자 공통점이 많은 한일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환영 인사를 건넸다.

이어 “양국은 정말로 많은 공통점이 있다”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을 해 나가면 국내 문제뿐 아니라 국제 문제도 얼마든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께서 지난주 취임 회견에서 ‘한국은 일본에 매우 중요한 이웃이고,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말씀하셨다고 들었다”며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는 제가 평소에 하던 말과 놀랍게도 글자 하나 다르지 않고 똑같다”고 말해 회의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이어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 선출이라고 들었는데, 저희도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오늘 자리가 한일의 깊은 인연을 재확인하고 미래로 인연을 이어 나갈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그간 구축해 온 일한관계의 기반을 토대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을 위해 유익하다고 저는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올해는 일한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큰 기념비적인 해”라며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로,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일한 관계, 일한미 3국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셔틀 외교도 잘 활용하면서 저와 대통령님 사이에 잘 소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며 “오늘 이 자리에는 모테기 외무대신도 있습니다만 여러 급에서 잘 소통하면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제공

이날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이 대통령은 새 일본 내각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갈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양 정상은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도쿄가 아닌 지방 도시에서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셔틀 외교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일본과의 우호관계 정립에 공을 들여왔다. 취임 후 불과 4개월 사이에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 세 차례 만났고, 형식상으로도 ‘방문과 답방’을 주고받으며 셔틀 외교를 조기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물론 이같은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 미국이 달라진 동맹관을 드러내고 국제질서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정치·경제·문화적으로 공통점이 큰 나라와 다방면의 연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이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중심축이라는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 중심론’에 대한 강력한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그간 우익 성향을 드러냈던 다카이치 총리의 전력을 비추어보면, 새로운 한일 관계 정립에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 정상회담을 통해 이 대통령과 ‘긍정적인 주파수’를 맞추며 앞서 조성한 우호적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물론 이제 양 정상이 처음 대면한 만큼 향후 한일관계를 마냥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없진 않다.

앞서 이시바 전 총리와의 세 차례 회담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회담에서도 과거사와 같은 민감한 문제는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또, APEC 정상회의를 의식해 강경 행보를 자제해 온 다카이치 총리가 자국 내 정치적인 이유로 지지 기반인 보수층에 기대는 언행을 재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따라서 이 대통령으로서는 다카이치 총리와 약속한 셔틀 외교를 이어가고 잦은 교류·협력을 통해 과거사 문제까지 해결하는 선순환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앞으로 한일 관계 정립의 커다란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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