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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APEC] 트럼프 “무역협상 거의 타결” 전격 발표...대통령실, 브리핑서 구체적 내용 밝혀

트럼프답게 기습 발표...대통령실 언론 보도 후 브리핑 통해 내용 설명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 현금 투자...연간 200억달러 상한선 설정
조선업 1500억달러 투자에 보증 포함...‘마스가 프로젝트’ 본격 출항할 듯
조시현 기자 2025-10-29 21:05:3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EC 공동취재단 제공

초미의 관심사였던 한미 무역관세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를 이뤘다고 전격 발표했다.

발표하는 모습도 역시 그다운 선택이었다. 앞서 가진 한미정상회담 후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종료돼 무역관세 논의가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특별만찬’ 자리에서 한미 무역관세 협상이 거의 타결됐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저녁 이재명 대통령이 주최한 ‘정상 특별만찬’에서 “오늘 한국과 아주 훌륭한 회담을 했다”며 “우리는 합의를 이뤘으며 무역협상을 거의 타결했다”고 AFP·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아주 많은 것이 결정됐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국가 안보 등과 관련된 여러 사안도 논의했다”며 “매우 중요한 많은 항목에서 결론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무역협상은 이날 한미정상회담에서 핵심 의제였다. 앞서 양국은 미국이 한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은 3500억 달러(약 50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실행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의 대미 투자 구성 방식 등을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 타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이날 열린 정상회담 후 별도의 기자회견이 생략되자 이같은 관측은 힘을 얻기도 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왼쪽)과 김용범 정책실장(오른쪽)이 29일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제공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보도된 후, 대통령실은 언론 브리핑을 갖고 합의 내용을 전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한미가 총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억 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대미 금융투자 3500억 달러는 현금 투자 2000억 달러와 조선업 협력 1500억 달러로 구성된다”며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 달러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이지만 우리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간 200억 달러의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 있으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른바 ‘마스가 프로젝트’로 명명된 조선업 협력 1500억 달러는 한국 기업의 주도로 추진하고, 투자 외에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이같은 합의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된다. 상호관세는 지난 7월 말 합의 이후 이미 15%가 적용되고 있다.

또 품목관세 중 의약품·목제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고, 항공기 부품·제네릭(복제약)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고 김 실장은 밝혔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으며, 쌀·쇠고기를 포함한 농업 분야 추가 개방은 막았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이번 합의에 대해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별도 근거도 마련했다”며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 이지만 실제 조달은 장기간 이뤄지고, 시장 매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층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양해각서(MOU)에 명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미 간 수익을 5대 5로 배분하되, 20년 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이날 무역관세 협상 타결을 이루면서 이번 경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가장 큰 성과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향후 수출 관련 기업들은 큰 족쇄 하나를 풀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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