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태영건설 등급전망 '하향검토'로 내려
2023-12-21

태영건설이 28일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내년 1월 11일 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중 채권자협의회 소집을 통보했다.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사유, 정상화를 위한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의 자구계획을 검토해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소집 통지했다”고 밝혔다.
자력으로 채무를 상환하는 것이 불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하면 개시된다. 태영건설의 주요 채권은행은 산업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이다.
채권단이 납득할 만한 자구책을 내놓을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대주주의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전제로 채권단과의 원만한 합의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열고 태영건설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모두 발언에서 “향후 워크아웃 과정에서 태영건설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채권단과의 원만한 합의와 설득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시장참여자의 신뢰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정부도 부동산 PF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사재 출연과 계열사 매각, 자산·지분 담보 제공 등을 포함한 자구안도 제출했다.
그간 태영건설은 계열사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소유 골프장 담보 대출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구 노력을 해온 바 있다.
채권단은 사재 출연 규모와 더불어 에코비트 매각 및 SBS 지분 매각 등을 두고 추가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 신청으로 태영건설은 채권금융기관의 채권 행사는 중단되지만, 협력업체 등 상거래 채권은 정상적으로 지급된다.
태영건설은 당장 다음날 돌아오는 1485억원 규모 상거래채권에 대한 결제 이행을 약속한 상황이다.
현재 태영건설이 공사중인 주택사업장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 자체는 채권단과 협의해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인만큼 당장 공사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며 정부도 분양계약자에 대한 보호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공사 중인 주택사업장 중 분양이 진행돼 분양계약자가 있는 사업장은 22곳, 1만9896가구다.
이 중 14곳(1만2395가구)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에 가입된 곳이다. 다른 6곳 사업장(6493가구)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진행하는 것이며 나머지 2곳은 신탁사나 지역주택조합보증이 시행하는 사업장이다.

태영건설은 이들 사업장에 대해 계속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가도 공사는 계속 진행되며 현재 현장도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태영건설은 하도급 업체에 대해서도 현재는 정상적으로 대금 지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대금 지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건설공제조합의 지급보증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
정부에 따르면 협력업체 10곳 중 9곳 이상이 건설공제조합의 지급보증 등에 가입한 상태다.
태영건설은 공사 140건을 진행 중이며 이와 관련한 협력업체 581개사가 1096건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1057건(96%)이 건설공제조합의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가입 또는 발주자 직불합의가 돼 있다.
원도급사 부실화 등으로 협력업체가 하도급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 등을 통해 대신 하도급대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다른 PF 사업장 및 건설사 영향을 최소화하고 금융시장 안정화에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워크아웃 신청으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건설사 발행 회사채·CP와 건설사 보증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차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하고, PF-ABCP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보증 프로그램도 증액하기로 했다.

정부는 단기 시장 안정 프로그램 37조원을 포함, 전체 85조원 규모의 프로그램이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정부 브리핑에서 “85조원 중 60조원이 잔여 재력으로 남아있다”며 “필요하면 언제든지 (자금을)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이번 워크아웃 신청이 시장의 전반적인 위험회피 강화와 기업 자금 조달 여건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저신용 기업들의 시장성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규모를 확대한다.
정부는 지난 11일 설치한 ‘관계부처 합동 종합 대응반’을 가동해 대응 방안들을 신속히 이행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조처를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건설사 워크아웃은 2008년, 2009년 글로벌 위기 이후에 대우건설이 당시 금호산업에 팔렸고 그 금호산업을 워크아웃으로 정리했다. 그 이후 최근에는 50위권 내 건설사가 문제 된 사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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