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 직전, 꼼수로 주주가치 훼손하는 파마리서치‧롯데렌탈…왜 그러나?
2025-07-02

파마리서치가 의료미용 기기 '리쥬란'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13위였던 순위는 불과 9개월 만에 10계단 이상 껑충 뛰었고, 에코프로와 펩트론을 제치고 '톱3'에 안착했다. 가파른 주가 상승은 외국인 매수세, 호실적, 그리고 유럽 진출 본격화라는 세 가지 강력한 모멘텀이 시너지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 시총 7조 돌파, 코스닥 톱3 합류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전날 대비 0.44% 내린 67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 6조9,8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닥 내 3위에 해당하며, 4위 펩트론(6조8960억원), 5위 에코프로(6조7345억원)를 따돌렸다. 불과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3위에 머물렀던 파마리서치가 올해 들어 157%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단숨에 3위권에 진입한 것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2,717억원어치 파마리서치 주식을 순매수해 코스닥 외국인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419억원, 536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K뷰티 산업과 리쥬란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 ‘리쥬란’ 글로벌 스타덤… 외신도 주목
주가 랠리의 중심에는 ‘리쥬란’이 있다. 리쥬란은 연어나 송어 DNA에서 추출한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성분을 피부층에 직접 주입해 재생을 촉진하는 의료기기다. 고가 시술임에도 불구하고 피부 회복과 탄력 개선 효과로 글로벌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여성들이 리쥬란 시술을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못해 현지에서 시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헐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이 직접 경험담을 언급했고, 격투기 선수 추성훈도 유튜브에서 시술 사실을 밝히는 등 유명 인사의 입소문이 소비자 관심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탄탄한 실적도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올해 2분기 매출액 1406억원, 영업이익 55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9.7%로 증권사 컨센서스를 상회했으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275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도 눈에 띈다. NH투자증권을 통해 파마리서치에 투자한 3328명의 평균 수익률은 176%에 달했으며, 수익 투자자 비율도 70%를 웃돌았다. “개미 잭팟”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성과가 뚜렷하다.
■ 유럽 진출, 글로벌 확장의 분수령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파마리서치는 프랑스 에스테틱 기업 비바시(VIVACY)와 5년간 880억 원 규모의 파트너십 계약을 맺으며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그동안 동유럽 일부에 그쳤던 유통망이 서유럽 22개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비바시는 히알루론산 필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으로, 유럽 전역에 자회사와 지사를 두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이 유통망을 활용해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주요국 진출을 추진한다. 유럽 시장은 애브비, 갈더마, 멀츠 등 글로벌 빅파마가 히알루론산 기반 제품으로 장악하고 있으나, 리쥬란은 PDRN·PN 성분 기반의 차별화된 작용 방식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파마리서치 측 관계자는 “리쥬란은 PN 성분 의료기기 중 유럽 의료기기 규제(MDR)를 통과한 유일한 브랜드”라며 “이번 파트너십으로 글로벌 대표 스킨부스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는 유럽 진출이 곧 미국 진출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 미국은 규제 장벽이 높아 허가까지 장기전이 예상되지만, 유럽에서의 성과와 임상 데이터 축적이 미국 FDA 승인 과정에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파마리서치에 대한 평가를 연이어 상향 조정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65만원에서 80만원으로 높였고, 대신증권은 90만원까지 제시하며 9월 월간 최선호주(톱픽)로 꼽았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성장률과 수익성이 이미 수치로 증명됐다”며 “앞으로 유럽과 미국 등 신규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지가 중장기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정부가 이달 말부터 내년 6월까지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의료관광 수요 증가도 기대된다. 다올투자증권은 “중국 국경절 연휴와 맞물려 역대 최대 의료관광 소비가 예상된다”며 파마리서치를 의료관광 대표 수혜주로 꼽았다.
파마리서치는 K뷰티 열풍과 의료미용 시장의 성장세를 동력 삼아 글로벌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진출을 기점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성장 곡선은 한층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단기 성과뿐 아니라 장기적 브랜드 확장성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파마리서치가 보여준 ‘톱3’ 행보가 일시적 반짝 현상에 그칠지, 아니면 글로벌 스킨부스터 시장을 주도하는 지속 성장 스토리로 이어질지 업계와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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