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차기 회장 선출 ‘파란’…커지는 ‘후보추천위원 사퇴’ 압박
2024-01-12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 포스코그룹 내·외부 인사 6명이 차기 포스코 회장 후보군, 이른바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 내부 출신과 외부 인사가 절묘하게 양분돼 차기 포스코 회장 선출은 기존 관례에 따른 ‘순혈주의’와 외부 영입이라는 ‘수혈주의’의 맞대결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한 지 약 40일 만에, 최정우 현 회장의 ‘3연임 논란’과 ‘초호화 해외 이사회’ 의혹 등 우여곡절 겪으며, 포스코 전·현직 내부 인사 3명과 외부 후보 3명으로 ‘50대 50’ 절묘한 후보 구성을 이룬 것이다.
이는 그동안 계열사 현직 임원 및 포스코 출신 OB그룹 등 내부 출신 후보가 포스코와 무관한 외부 인사보다 많았던 관례와 비교하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또 후보 선출 과정에서 꾸준히 거론된 관료 출신들도 모두 명단에서 빠졌다.
특히 내부 후보 3명 중에도 현역(1명)보다 전직 임원(2명)이 더 많이 선정된 것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현 이사회 멤버로 소속된 일부 계열사 임원들이 해외 이사회 의혹으로 입건된 상황에서 부담을 줄이는 한편, 향후 공정성 시비를 최소화하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 전‧현직 ‘포스코맨’에 LG‧SK‧현대 CEO 출신 등
31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포스코 CEO후추위는 이날 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8차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 6명의 명단(파이널리스트)을 결정·공개했다.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내부 후보는 김지용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가나다순)이고, 외부 후보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가나다순) 등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구성된 후보추천위는 회장 후보 지원자와 추천자 총 32명에 대한 심사를 진행해왔다. 최초 후보들에 대한 자료 검토와 평판 조회, 그리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후보추천자문단 평가 등 심사를 통해 단계별로 후보군을 추렸다.
이어 후추위는 지난 24일 내부 후보 5명, 외부 후보 7명을 ‘숏리스트’로 압축하고, 일주일간 이들 후보들에 대한 추가 심층 심사를 진행했다.
후추위는 이날 이번 후보군 압축 과정의 주요 기준과 관련해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이 특히 우수한 분들을 파이널리스트로 선정했다”며 “앞으로 심층 대면 면접을 통해 미래의 도전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실행할 포스코 그룹 수장에 가장 적합한 1명을 선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 내부 비중 줄어 현역은 1명뿐…‘초호화 해외 이사회’ 논란 탓?
6명의 후보군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기존 관례에 따라 낙점 가능성이 큰 포스코 내부 출신들의 면모다.
우선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은 1992년 포스코에 입사한 이후 신소재사업실장, 철강솔루션센터장, PT‧KP 법인장, 광양제철소장, 안전환경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포스코 내부에서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포스코 OB그룹’ 출신인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은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 입사한 이후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생산본부장, 대표이사 사장 등 요직을 거쳤다. 철강‧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지난 2018년 최정우 회장과 함께 회장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최종 후보로 낙점받지는 못했다.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포스코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포스코 경영전략실장과 가치경영센터장,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전략팀장 등을 두루 거쳤다. 전 전 사장에 대해서는 특히 그룹 내에서 다양한 경력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포스코그룹에 대한 경영전략 및 조직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들어 차기 회장으로 적합하다는 내부 평가가 있다.
외부 인사로는 IT와 에너지, 중공업 분야 등 다양한 기업 출신 인사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사장과 LG유플러스 부회장, LG 부회장,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을 역임해온 전문 CEO다.
특히 그는 포스코그룹이 철강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요구에 부합하는 인사로 평가되며 일찍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왔다. 이른바 ‘LG맨’으로 배터리 제조사를 이끈 권 전 부회장의 경력은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포스코그룹이 이차전지 등 신사업 분야로 사업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SK에너지, SK이노베이션 기술원 원장으로 재직했고, 지난 2021년부터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의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 정유, 에너지 업계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왔다. 김 사장은 현역 공기업 사장으로, 그동안 후보 하마평에 거론된 인물이 아닌 만큼 ‘의외의 인물’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인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이후 현대정공 R&D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 현대우주항공 부장, 현대모비스 이사, 현대로템 상무, 현대제철 부회장, 현대로템 부회장 등을 거쳤다. 우 전 부회장은 2004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제철의 부사장, 사장, 부회장을 역임하며 현대제철을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한편 후추위는 다음달 7~8일 최종 후보 6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실시하고, 8일 오후 후추위와 임시이사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후보를 확정, 공개한다.
회장 후보 선임안은 오는 3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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