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새로운 도전]① ‘날개’ 단 이재용, ‘뉴삼성’으로 난다
2024-02-07
2024년 국내 기업의 ‘경영 화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과 전쟁 위기 등 대외 변수가 여전히 상존하는 올해, 기업마다 ‘생존’과 ‘성장’을 향한 몸부림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주요 대기업마다 불확실한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이 주요 어젠다(agenda)로 떠오르고 있다.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미래 전략을 전망하는 ‘연중기획’을 보도한다. [편집자 주]

삼성그룹이 ‘제2의 반도체’로 점찍은 바이오 분야 사업 확대를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설립 이후 성과가 본격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 대규모 투자 등을 통해 바이오 시장의 입지를 견고히 다지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치열해진 반도체 시장 경쟁과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상황에서 사업 다변화를 통한 성장 대안 요구가 커지는 현실을 반영한 전략 모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20일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는 5공장 완공과 ADC(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 경쟁력 확보, 투자 펀드 운영 등 ‘미래먹거리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2032년까지 7.5조원 투자…‘과감한 도전’ 주문
삼바는 이미 1공장부터 4공장까지 제1바이오캠퍼스를 구축한 뒤 내년 5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2032년까지 인천 연수구 송도캠퍼스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해 11만평 규모의 제2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하고, 공장 4개를 추가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4월부터 가동될 것으로 전망되는 5공장의 생산능력은 18만리터로 생산능력 초격차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삼바는 글로벌 ‘Top 20’ 제약업체 중 14개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대한 대응도 한층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삼바의 인프라 확장이 한창이 가운데 이 회장은 지난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5공장 현장, 4공장 생산라인 등을 점검하고, 삼바 경영진으로부터 기술 개발 로드맵, 중장기 사업전략 등을 보고 받았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자.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미래로 나아가자”고 주문했다. ‘사상 최대’ 실적에 매몰되지 않고,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 크게 벌리려는 이 회장의 의중이 읽히는 대목이다. 또 삼성 특유의 이른바 ‘초격차’ 전략을 재차 강조한 측면도 있다.

지난해에도 이 회장은 미국에 방문해 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 최고경영자(CEO), 조반니 카포리오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 CEO, 모더나 공동 창업자 누바르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 등 글로벌 주요 고객사를 연이어 면담하는 등 공을 들이기도 했다.
이처럼 이 회장이 바이오 분야에 힘을 쏟는 이유는 해당 시장이 성장하는 상황에서 ‘공격적’ 전략을 지속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10년 삼성은 바이오 분야를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했고, 2011년 삼바를 설립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삼바는 선제적 투자 결단과 과감하고 지속적인 육성 노력으로 지난해 매출은 약 3조7000억원 지난 2016년 상장 당시 3000억원 대비 12배 성장했고, 2022년에는 생산 능력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수주는 각각 1조1000억원, 3조5000억의 성과를 달성했고, 법인세 규모도 약 2600억원으로 지난 2021년(약 1300억원) 대비 2배 증가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 중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삼바가 처음이다.
■ ADC 개발 본격 착수…공동 연구 등 협력 강화도
이와 같은 투자 전략 하에 삼바는 올해 ADC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ADC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여 다른 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제거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ADC 시장이 오는 2026년 17조원으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8조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에 삼바는 제2바이오캠퍼스에 오픈이노베이션센터와 ADC 생산시설 건설이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삼바는 투자 펀드를 운영하고, 다른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 등 협력도 강화하는 연대 전략을 펴고 있다.
삼바와 삼성물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400억원 규모로 조성한 ‘라이프사인언스펀드’는 유망 바이오 기술 기업 지분 투자에 참여 중이다. 향후에도 삼성은 펀드를 중심으로 미래 기술에 선제 투자하고, 국내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난치성 뇌 질환 분야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 ‘에임드바이오’에 지분 투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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