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화의 포토에세이] 벚꽃 가득한 마을
2025-04-18

문경은 늘 내 마음의 고향이다. 젊은 시절, 서울을 오르내릴 때, 버스가 늘 이화령 고갯길을 지나다녔기 때문이다. 버스가 잠시 휴게소에 내려 거기 머물곤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이화령 터널이 생겼지만, 당시에는 고향으로 가는 버스가 이화령 고개를 굽이굽이 올라 곡예를 하는 모습으로 그 길을 오르내렸다. 이화령 고갯길 마지막을 내리노라면, 길가에 몇 채의 시골집이 정겹게 보이곤 했다.

문경 시내는 도로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다. 큰 도로에서 보면 산굽이가 도시를 막고 서서, 도시 바깥에서는 도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저렇게 숨어있는 도시가 있는가? 그러나 그곳에는 경상도 옛 선비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서 반드시 경유해야 하는 문경새재를 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이었다. 지금은 많은 관광객이 찾지만, 문경새재, 즉 조령(鳥嶺) 고갯길은 당시에는 깊은 심산유곡이었으리라.
사람들은 지금 관광지가 된 문경새재만 들르지만, 문경 도시를 안고 전망대와 출렁다리가 생겼다.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전망대와 출렁다리를 오르면, 문경 시내의 전망이 한눈에 보인다. 그리고 도시 반대편의 산세와 강물 줄기가 만들어내는 절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문경은 늘 내 마음의 고향이다.

이일화 사진작가 프로필 - 1963 경북 안동 출생. - 한전갤러리(2023), 아리수갤러리(2021) 등 단독 사진 전시회 개최, - 그의 사진 작품은 빛이 그려내는 창조 세계와 서정적인 일상을 주제로 한 사진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의 작품 세계는 그의 작품 사진집 「Sounds of Light」에 담겨 있다. 또 우리나라의 사계절과 소소한 일상을 담은 포토에세이 「사랑 그리고 사랑」이 있다. |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