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산업리뷰] 마이크로LED, 중국 따라잡을 수 있을까?
2025-02-03

대한민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탄소상쇄 및 감축제도인 코시아(CORSIA)의 도입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코시아는 2024년부터 자율적으로 운영되다가, 2027년부터는 항공사들이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사용하거나 탄소배출권을 구매해야만 하는 구조다. 이러한 국제적인 규제 변화로 인해 항공산업에서도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이 불가피해졌다.
지속가능항공유(SAF) 개발과 폐식용유 확보 비상
SAF는 폐식용유, 동물성 유지, 농업 부산물 등 다양한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연료로, 기존 항공유에 비해 최대 80%까지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전통적인 항공유보다 가격이 2~5배 비싸지만,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필수적 연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SAF 사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대한민국도 2027년부터 국제선 항공편에 SAF 1% 혼합 사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SAF 혼합사용 의무화 제도는 전 세계에서 도입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내년 2%를 시작으로 2050년 70%까지 SAF 혼합의무 시행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아시아의 경우 싱가폴 2026년 1%, 인도 2027년 1%, 일본 2030년 10%로 SAF 혼합의무 시행 비중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SAF의 주요 원료 중 하나인 폐식용유가 국내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폐식용유는 폐기물로 분류되면서 수거 체계가 부족해 국내 자급률이 매우 낮다. 이로 인해 한국은 중국과 인도에서 폐식용유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연간 약 2만 톤을 수입한다. 이 수입에 드는 비용은 약 100억 원으로, SAF 생산 원가 상승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은 2022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항공유를 수출하는 국가다. 한국의 항공유 수출량은 약 1,080만 톤으로, 미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항공유 수출 1위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는 정유산업의 뛰어난 기술력과 설비 덕분이다. 그동안 항공유 수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SAF가 항공 연료의 필수적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은 SAF 생산 역량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될 위기에 봉착했다.

항공업계 SAF급유 시작, 정유업계도 설비투자 나서
대한항공은 이미 SAF 사용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8월부터 인천~하네다 노선에 주 1회 SAF 1% 혼합유 급유를 시작했다. 티웨이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지난달부터 SAF 급유 상용운항에 참여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올해 4분기에 SAF 급유를 시작한다.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도 SAF 생산을 위해 기존 시설을 개선하고 있으며,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연료 생산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정부도 SAF 생산 시설 투자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항공사의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항공권 최소 5~10% 인상 불가피
SAF는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반면, 항공사들에게 큰 비용 부담을 안겨준다. 지속가능항공유 가격이 기존 항공유 대비 3~4배 비싸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해 정유업계 생산 SAF 가격 추정치는 평균 2600달러로 기존 항공유 대비 약 3배 비쌌다.
실제로 독일 루프트한자그룹은 내년부터 유럽연합 회원국,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에 최대 72유로(약 10만6,000원)의 요금을 추가로 부과한다. 에어프랑스-KLM 그룹도 항공기 티켓에 최대 12유로(약 1만8,000원)의 요금을 추가했다. SAF 사용 비용을 항공권 가격에 반영한 결과다.
대한항공 분석에 따르면, EU에서 SAF 2% 혼합 의무화가 시행될 경우 연간 약 46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비용은 결국 항공권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으며, 항공권 가격은 최소 5%에서 최대 10%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항공사들은 SAF 사용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를 항공권 가격으로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운수권 배분 시 운임 인상 수준 반영, 항공사의 공항시설 사용료 인하, SAF 이용 승객에 대한 혜택 제공 등의 지원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에는 중장기 SAF 혼합의무 로드맵을 마련했다. 하지만, SAF의 높은 생산 비용과 폐식용유 수입 비용 등으로 인해 항공사들은 SAF 사용을 확대할수록 경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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